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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주유소 공급 느는데 정유사 대접은 못받고…삼성토탈 정유사업 '딜레마'

입력 2013-03-12 16:53   수정 2013-03-13 04:29

올해 공급 4배로 느는데…업계 "정책 무임승차" 비난
석유협회 가입 무산에 "정유업 진출" 논란도 부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과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석유화학회사 삼성토탈을 두고 정유업계 사람들이 농담조로 하는 말이다. 이 회사는 작년 7월 정부가 알뜰주유소 사업을 시작하면서 정유사로 정식 데뷔했다.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4대 메이저 정유사에 이어 ‘제5정유사’가 됐다.

하지만 기존 정유사들의 텃세가 심한 데다 국내 최대그룹이 정유사업에도 진출했다는 곱지 않은 시선 탓에 드러내놓고 정유사업을 펼치기 어려운 샌드위치 신세에 처했다.

○휘발유 공급량 4배로 확대

삼성토탈은 2003년 삼성종합화학과 프랑스 에너지·화학기업인 토탈이 합작해 출범했다. 원유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원료로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합성수지와 파라자일렌(PX) 등 합성섬유 원료, 고무 원료인 부타디엔 등을 생산한다. 이 회사는 생산공정에서 부산물로 얻는 휘발유와 항공유를 전량 일본으로 수출해오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알뜰주유소 사업에 참여하면서 국내에도 휘발유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삼성토탈이 공급하는 휘발유 반제품에 한국석유공사가 첨가물을 섞어 완제품으로 만든 후 유통시키는 구조다.

정부는 휘발유값 안정을 위해 제5정유사를 활용, 경쟁을 촉진하고 유통구조를 개선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알뜰주유소의 삼성토탈 물량과 수입 비중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지식경제부는 작년 말 알뜰주유소 공급물량 중 7%에 그쳤던 삼성토탈 비중을 올 연말엔 32%까지 4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작년 10월 4만3000배럴을 납품한 삼성토탈은 12월엔 2배인 8만6000배럴로 공급량을 늘렸다. 올 들어서는 월 평균 12만배럴씩 알뜰주유소에 공급할 계획이다.

정부는 해외 수입도 늘릴 방침이다. 작년 말 알뜰주유소 납품 물량 중 3%에 불과했던 수입품 비중은 연말이면 12%까지 올라간다. 대신 알뜰주유소의 4대 정유사 의존도는 90%에서 56%까지 떨어진다.

○경쟁과 유통구조 개선 필요

삼성토탈의 공급량 확대에 4대 메이저 정유사는 반발하고 있다. 삼성토탈 간판을 단 주유소 하나 없이 정부 정책에 편승해 석유시장을 파고들고 있다는 주장이다. 삼성토탈이 사실상 정유회사 역할을 하고 있으면서 석유협회에 가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런 반감 때문이다. 이 협회는 4대 정유사가 회원사다. 삼성토탈 관계자는 “작년 알뜰주유소 사업에 참여하면서 협회 가입 여부를 비공식적으로 타진해봤는데 부정적인 답변이 돌아와 가입 신청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정유사로서의 존재감을 의도적으로 부각시키기가 조심스러운 것도 삼성토탈의 고민거리다. 새 정부 출범과 경제 민주화 바람 속에서 대기업이 사업을 확장한다는 점이 자칫 논란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 회사의 견제와 사회적 분위기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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