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포상금 이어 R&D賞 19명 전원 특진
LG가 그룹 내 최고 연구·개발(R&D)상을 받은 직원들을 전원 승진시키기로 했다. “시장 선도 기술을 개발하면 파격 보상하겠다”는 구본무 LG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그룹 측은 설명했다. 구 회장은 13일 서울 양재동 LG전자 서초R&D 캠퍼스에서 우수 성과를 낸 24개팀에 ‘32회 LG 연구개발상’을 수여했다. 각 팀의 연구개발 책임자들은 모두 발탁 승진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24개팀 중 임원급 대우를 받는 연구·전문위원이 책임자인 6개팀을 제외한 18개팀 책임자 19명이 전원 특진한다.
12명이 연구·전문위원으로 승진하고 7명이 책임연구원(차장급)이나 수석연구원(부장급)으로 한 직급씩 올랐다. 늦어도 이달 중 승진 일자를 계열사별로 확정할 예정이다.
LG가 연구개발상 수상팀 책임자 전원을 발탁 승진시킨 것은 처음이다. 이 상을 만든 198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일부 수상자만 승진했다.
LG 관계자는 “내년 이후에도 수상자 전원을 승진시킬지는 결정하지 않았지만 시장 선도 성과를 낸 임직원에게 파격 보상을 한다는 기본 원칙은 지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엔 세계 최초로 OLED TV를 만드는 데 기여한 팀에 수상의 영예가 집중됐다. OLED 크기를 55인치로 키운 LG디스플레이의 ‘대면적 OLED 기술팀’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OLED 디스플레이를 작동시키는 핵심 기술을 개발한 LG화학 ‘OLED용 고효율 물질 제조기술팀’도 상을 받았다.
빔 프로젝터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한 LG전자 개발팀도 승진의 영광을 누렸다. 이들은 14㎝ 거리만 확보하면 빔 프로젝터를 통해 TV를 볼 수 있는 초단거리 광학시스템 기술을 개발했다.
구 회장은 이날 4시간에 걸쳐 수상작들을 일일이 둘러본 뒤 상을 받은 연구원들과 만찬을 함께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 발 앞서 원천기술을 확보해야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만들어내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며 “여러 계열사의 인재들이 역량을 모아 R&D 시너지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나를 비롯한 경영진은 연구원 여러분이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구 회장은 지난 2월 LG혁신한마당 행사에선 10억원 규모의 포상금을 쐈다.
구 회장은 우수 인재 확보전에 직접 나서고 있다. 작년 4월 미국 유학 중인 우수 인재들을 잡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LG 테크노콘퍼런스’에도 참석한 데 이어 지난 1월 국내 대학 석·박사급 인재 500여명을 초청, 개최한 행사도 함께했다.
구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경영진이 앞장서서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 미래를 설계하고 공통의 꿈을 향해 힘을 모아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국적이나 학력, 성별에 관계없이 사업에 필요한 인재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먼저 찾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LG는 이런 구 회장의 뜻을 구체화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 임원급 연구위원을 늘리기로 했다. 현재 200여명의 연구·전문위원을 두고 있으며 이달 중 계열사별로 추가 선임할 예정이다. R&D에만 전념해도 사장이 될 수 있는 사장급 수석 연구·전문위원제도 마련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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