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태양광 中선텍, 파산 '초읽기'

입력 2013-03-15 16:57   수정 2013-03-16 01:30

만기 도래 CB 6014억원 못 갚을 위기
구조조정 기치 내건 시진핑, 구제금융 지원 안할 듯
공급과잉 해소 기대 … 한국기업엔 단기적 '수혜'




세계 최대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인 중국 선텍이 파산 초읽기에 들어갔다. 15일 만기가 돌아온 5억4100만달러(약 6014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갚지 못할 처지다. 증권신고서를 발행한 미국 뉴욕시간 기준으로 15일 밤 12시까지 갚지 못하면 중국 본토 기업이 해외에서 발행한 회사채의 첫 부도 사례가 된다. 중국 정부도 개입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시장 기능 활성화를 통한 산업 구조조정을 기치로 내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산업정책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정부 외면에 파산 기정사실화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중국 정부가 선텍에 대한 구제금융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선텍이 파산 위기에 처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신랑차이징 등 중국 매체들도 “선텍의 파산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선텍은 2011년 발전량을 기준으로 2기가와트(GW)의 태양광패널을 생산해 같은 중국업체인 세계 2, 3위 잉리(1.6GW), 트리나(1.5GW)를 압도하고 있다. 선텍 CB는 태양광 산업이 한창 성장하던 2008년 3월 뉴욕에서 발행됐다.

회사 측은 지난 11일 “전체 채권자의 60%로부터 2개월간 상환 연기 동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CB 투자설명서에는 “채권자의 100%가 동의해야 상환 연기가 가능하다”고 규정돼 있다. 채권자 동의를 통한 상환 연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기대를 걸었던 중앙 정부나 지방 정부의 지원도 감감무소식이다. 장쑤성 정부는 지난달 금융담당 관료를 선텍 본사가 있는 우시 시장으로 내려보내면서 지방 정부 지원을 통한 회생 기대를 높였다. 지난 13일에는 뉴욕타임스가 “지방 정부 산하 공기업이 선텍 지분을 넘겨받는 조건으로 CB를 대신 상환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CB 만기를 몇 시간 앞두고도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앙 정부 산하 국가개발개혁위원회의 리준펑 기후변화전략연구부장은 “정부는 개입하지 않을 것이고, 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우시는 지난해 이미 선텍에 3200만달러의 융자를 제공해 추가 지원 여력이 거의 없는 상태다.

○구조조정 촉진하겠다는 시진핑

중국의 벤처신화로 불리는 스정룽이 2001년 창업한 선텍은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2005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는 등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관련 산업 성장세가 한풀 꺾이면서 2010년 10억6700만달러의 순손실을 내는 등 내리막길을 걸었다.

중요한 것은 중국 정부의 태도 변화다. 미래 유망 산업으로 정한 태양광 관련 기업을 아낌없이 지원하던 과거와 달라졌다. 전문가들은 지난 1월 발표된 ‘9대 산업 구조조정 계획’에 시 주석의 산업정책 방향이 담겼다고 보고 있다. 자동차, 전자 등 주요 산업에서 활발한 인수·합병을 통한 구조조정으로 글로벌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어려운 기업을 지원해 ‘좀비’를 만들지 말고 시장에 맡겨 망할 기업은 망하게 하겠다는 것”이라며 “시 주석의 정권 장악으로 산업 정책 방향이 달라지는 시금석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멍센건 중국 신재생에너지협회 부회장도 “공급 과잉인 태양광 산업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선텍은 정부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중국의 산업정책 변화는 단기적으로 한국 기업들에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선텍의 파산은 태양광 외에 중국발 과잉 생산에 신음하고 있는 한국의 조선, 철강 업종에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목/윤정현/이태호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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