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1990년대 이공계 위기 겪은 日, 20년째 국가 경쟁력 '내리막길'

입력 2013-03-18 17:08   수정 2013-03-19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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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이공계 위기 겪은 日…20년째 경제 내리막길…한국은 2020년이 고비될 듯
지난해 수능 이과 응시자, 4년대 이과 정원과 비슷…옥석 가릴수 없는게 문제



1992년 12월17일 미야자와 기이치 일본 총리는 범부처 차원의 ‘과학기술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잇따른 여론조사에서 10~20대 남성 상당수가 이공계 진학을 꺼린다는 결과가 나오자 이공계 인재 유치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선 것. ‘이공계 기피’라는 단어가 정부에서 공식 사용된 이때부터 일본의 국가 경쟁력은 급속하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10.1%로 정점을 찍은 뒤 2012년에는 절반 수준인 5.58%까지 떨어졌다.

김도연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은 “일본의 경쟁력이 하락한 데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이공계 인재 부족 문제도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한국도 2000년대 이후 이공계 인재 문제가 불거졌고, 이들 세대가 산업을 이끄는 앞으로 10년 후 국가 경쟁력에 엄청난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10년 후 기술경쟁력 위기 올 수도

이공계 위기를 거론하던 1990년대 초반 일본은 전성기를 구가했다. 1988년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50대 기업에는 33개 일본 기업이 포함됐다. 일본 통신업체 NTT가 IBM의 3배 가까운 시가총액으로 세계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20위권에만 16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선진국에 진입하면서 생활 수준이 높아지자 위기가 찾아왔다. 젊은이들이 위험하고 힘들다는 이유로 이공계 진학을 꺼리기 시작한 것. 삼성전자 부회장을 지낸 윤종용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은 “당시 음악가 출신 소니 회장을 만났는데 기술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게 느껴졌다”며 “그때 처음으로 일본을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회고했다.

일본의 이런 위기는 10년 후 한국에서 그대로 재연됐다. 1998년 38만명에 달하던 대학입시 이과 지원자가 4년 만인 2002년 19만명으로 줄어든 것. 일본이 이공계 위기가 거론된 직후 바로 국가 경제력 하락을 겪은 반면 우리나라는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다른 점이다.

김 위원장은 “선진국 진입 과정에서 전 세대에 걸쳐 이공계 인력이 줄어든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기존 40~50대가 기술력을 뒷받침해주고 있어 아직 위기를 느끼기 어려운 것”이라며 “하지만 문제는 2000년대 대학에 입학한 신세대들이다. 이공계 기피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기술적으로 큰 문제가 다가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4년제 대학 이과 정원과 비슷한 수능 응시자

지난해 66만명의 수학능력시험(수능) 응시자 중 이과에 해당하는 수리 가 선택자는 15만명에 불과했다. 전체 응시자 중 이과생의 비중은 22.9%로 1990년대 후반 40%대에 달하던 비중이 절반으로 떨어졌다. 4년제 대학 이과 입학정원은 공학계 8만4000명, 자연계 4만4000명, 의약계 2만1000명 등 총 15만명으로, 산술적으로 이과 응시자라면 누구나 4년제 대학에 진학할 수 있을 만큼 인재풀이 좁다.

현장에서는 학생 수 부족뿐만 아니라 자부심, 적극성 등이 떨어지는 것을 더 우려한다. 이우일 서울대 공대 학장은 “상당수 학생이 연구에서 진학, 취업까지 새로운 것을 창의적으로 만들기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게 문제”라며 “대학생들까지 모든 의사결정을 부모에 의존하는 사회 전반의 문제가 이공계 학생들에게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특별취재팀=김태훈/김형호/김병근/김희경/은정진(중기과학부)/이정호(경제부)/최진석(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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