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 대학생 취업 디딤돌] "허울뿐인 스펙 그만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입력 2013-03-18 17:10   수정 2013-03-18 23:48

(주) 한화 제조부문 신입사원 이승현 씨

남들 시선에 고시 공부…인턴 기자…이게 아닌데…
내가 원하는 삶을 살자 한화 선택해
내가 주인되는 스펙 쌓을 것




(주)한화 제조부문의 신입사원 이승현 씨는 ‘자기성찰력’이 뛰어난 사람이었다. 기자가 지난 1년간 인터뷰한 신입사원들의 공통점은 바로 ‘자기성찰력’이었다. 그중에서도 이씨는 특히 자기성찰력이 탁월했다.

한화그룹 공채 26기인 이씨의 첫마디가 우선 가슴에 와 닿았다. “10대에는 부모님의 바람대로 살았고, 20대엔 주위의 시선으로 사는 삶을 살았어요. 그렇게 다른 이들의 기대로만 살다가 제가 처음으로 선택한 직장이 한화였습니다.” 그는 “이전까지의 삶이 ‘허울뿐인 스펙’이었다면 이젠 ‘주인되는 스펙’을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이씨를 한창 대졸 공채 원서를 받고 있는 한화그룹에서 만났다. 이씨는 지난해 7월 (주)한화 방산사업본부에서 사업기획부서를 배치받았다. 방산 사업과 화약 제조를 하는 (주)한화는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 21~24층을 쓰고 있다. 인터뷰는 22층 회의실에서 3시간 동안 진행됐다.

○“편한 삶은 고난을 헤칠 힘이 없다”

한창 사춘기였던 중학교 3학년. 그저 평범했던 이씨가 공부에 몰두하게 된 것은 여자친구 때문이었다. “반에서 중간 정도의 성적이었는데 좋아하는 여자친구의 호감을 사기 위해 오기로 책을 보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공부에 맛을 들인 이씨는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줄곧 상위권을 유지했다.

서울대 2학년. 부모님은 이씨에게 행정고시에 도전해 볼 것을 권유했다. “단순히 명예와 편한 인생이 보장된다는 이유로 고민없이 시작한 것 같아요.” 뜻을 세우지 않은 고시공부는 오래 갈 수 없었다. 2년 연속 낙방의 쓴맛을 봤다. 이씨는 짧은 고시생활이었지만 값진 깨달음을 얻었다. “인생의 목표가 편안한 삶이어서는 시련과 고난을 헤쳐갈 힘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지요.”

○“남들의 시선은 모두 날려 버렸다”

복학 후 진로를 고민하던 시절 대학 4학년 2학기. 이씨는 속으로 ‘그래도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왔으면 기자 정도는 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모 일간지에서 인턴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겉으로는 화려했지만 기자의 삶은 고된 나날의 연속이었다. 새벽부터 경찰서를 돌면서 사건사고 취재…. 조금 쉴 만하면 아이디어 회의…. 이런 생활이 2개월간 계속되자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갔다.

이 무렵 이씨에게 깨우침이 왔다. ‘아~ 내가 남들의 시선에만 민감한 삶을 살아왔구나. 이건 내가 원하던 삶이 아닌데….’ 이씨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후회 없는 삶을 살기로 다짐했다. 남의 시선보다 ‘내 속의 내가 원하는 것’을 찾는 것에 집중했다. 그리고 (주)한화의 2012년 상반기 공채에 원서를 냈다. “고시공부, 인턴 기자생활…. 비록 남이 바라던 삶의 연속이었지만 아마 그 도전을 안 해봤다면 지금도 머뭇머뭇거리고 있었을 거예요. 그 과정이 제겐 소중한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해봤기에 ‘더 이상 미련이 없다’는 것이다. 남들의 시선도 날려 버렸기에 지금 한화에서 좋아하는

일에 몰두할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다고도 했다.

○“나 스스로 선택한 회사, 한화”

입사 8개월이 된 이씨에게 취업 준비생들이 어떤 역량을 준비하면 좋을지 물었다. “내가 좋아서 선택한 회사지만 때론 힘들 때가 있어요. 하지만 거기서 의미를 찾을려고 합니다. 단순히 시키는 대로 하는 흘러가는 하루하루가 아니라 내게 왜 이 업무가 주어졌고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처리할 것인가를 늘 생각하게 돼요.”

아무래도 ‘서울대 간판의 혜택을 본 것 같다’고 하자 이씨는 인생을 이야기했다. “서울대는 허울뿐인 스펙일 수 있어요. 삶에 대한 진지한 자세와 고민…. 오히려 이런 주관적인 스펙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한화라면 이런 주관적 스펙으로 켜켜이 쌓인 지원자를 뽑아 줄 것이라고 믿어요. 객관적 스펙이 성공 취업을 좌우한다고 생각지 마세요. 인생도 마찬가지잖아요.”

현재 경영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이씨는 경영학도 출신보다 뒤처졌다고 생각하기에 공부를 게을리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저는 재무제표를 경영학도보다 잘 볼 수 없어요. 하지만 대학에서 사람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학문인 정치학을 배워 문제 해결력만큼은 저만의 가장 큰 무기”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끝 무렵 처음 공부의 맛을 알게 해준 중학교 때 만난 여자친구는 지금 무엇을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치과의사가 된 것 같다”며 웃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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