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펀드로 벌써 50권 출간…수익률 25% 넘었죠"

입력 2013-03-20 16:58   수정 2013-03-20 23:50

남상진 서강총업 회장, 김영범 북새통 대표와 공동 투자
"日에도 저작권 수출…어려운 출판인에 힘 된다면 보람"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던 C씨는 2011년 4월 전국 170여개 중대형 오프라인 서점이 공동 운영하는 온·오프라인 서점 네트워크 북새통을 찾아갔다. 북새통이 운영하는 북펀드의 투자를 받기 위해서였다. C씨는 이날 9개의 출판기획안을 들고 북펀드를 노크했고, 그중 5개가 채택됐다. 이후 C씨는 큰 투자 없이도 오랜 급여생활을 접고 출판사 사장이 됐다.

북새통의 북펀드는 독자들이 직접 투자해 출판사와 함께 책 제작에 참여하고 수익을 나누는 일반적인 북펀드와는 다르다. 북새통과 인쇄·출판 역사 50년에 이르는 서강총업·서강출판사가 절반씩 자금을 댄다. 자신의 회사를 운영하기에도 바쁜 이들이 북펀드를 운영하는 이유가 뭘까. 파주출판단지 서강총업 사옥에서 만난 남상진 서강총업 회장과 김영범 북새통 대표는 “작가와 출판업자, 독자들까지 ‘윈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판사가 책을 한 권 내려면 적어도 1500만~2000만원이 들어요. 아무리 좋은 기획안을 가지고 있어도 돈이 없으면 책을 만들 수가 없지요. 실제로 우수한 출판기획물을 갖고도 시장환경이나 제작·홍보·마케팅에 대한 부담 때문에 출간하지 못하는 저자나 출판사가 많습니다. 그래서 벌이게 된 게 북펀드 사업이죠.”

남 회장은 “북펀드 투자를 잘 활용하면 자금 사정이 열악한 군소 출판사에서도 베스트셀러 저자들을 섭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좋은 기획물만 있다면 자금 걱정 없이 책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북펀드를 통해 출간된 책은 50여종. 북새통이 직접 운영하는 토트를 비롯해 좋은날들·푸른나무·모루와정·애플미디어·서강북스·도어북·미디어2.0 등 10개 출판사가 북펀드 지원을 받았다. 남 회장의 자전적 자기계발서 《당신은 꼭 다시 성공할 수 있다》도 지난달 모루와정에서 냈다. 저명한 베스트셀러는 없지만 성적은 좋은 편이다.《가게,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토트)는 8쇄를 찍었고, 《걸그룹 다리 만들기》(도어북)는 일본에 저작권을 3000만원어치 수출했다. 김 대표는 “북펀드 평균 수익률은 25%”라며 “출간된 책들이 전반적으로 기본 이상의 매출은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펀드 수익률이 높은 것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의위원회에서 콘텐츠의 독창성과 대중성을 심의해 투자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투자가 결정되면 저자 인세부터 제작비 전액을 지원한다. 또 책이 출간되면 홍보·마케팅 등 판매 극대화를 위한 업무를 대행해준다. 비용을 넘어서는 수익은 책 출간 1년 후 기획자·출판사와 북펀드가 50%씩 나누고 출판권자에게 책에 관한 모든 권한을 넘겨준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8억원가량을 북펀드에 투자했는데 1년 단위로 정산해 원금과 수익금을 재투자하므로 추가 투자 부담은 크지 않다”며 “올해에도 30여종을 출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북펀드가 지금까지 순항하고 있는 것은 자본력이 빈약한 출판 인재들을 지원하려는 남 회장님의 뜻이 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대 중반에 인쇄소를 차려 승승장구했던 남 회장은 스물아홉에 파산해 밑바닥으로 추락했다. 그 후 끈질긴 영업력으로 회사를 다시 차려 롤러코스터 같은 과정을 거치며 서강총업을 굴지의 인쇄기업으로 일궈냈다. 50대 후반에는 심장혈관이 모두 막혀 죽을 고비를 넘겼고 뇌출혈로 쓰러진 부인을 간병하며 강원 영월군에 ‘산이실전원마을’을 개발하기도 했다. 올해 일흔다섯인 그는 “기업은 적자를 내지 않고 희망이 있어야 하는데 어려운 출판인들에게 힘이 된다면 그게 삶의 보람”이라며 “지금까지 일군 재산을 죽을 때 가져가겠느냐”고 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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