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 "100년 내다보고 지은 창녕新공장…초고성능 타이어 생산기지"

입력 2013-03-21 15:30  

Cover Story - 넥센타이어

신기술 아이디어 얻으러 해외 전시회 빼놓지 않고 참석
美·獨 완성차업체 납품 이어 내년엔 프리미엄 브랜드도 노크
버스·트럭용 제품 생산위해 해외업체 M&A 고려




“사업 아이디어를 얻고 신기술을 배우기 위해 미국 세마쇼를 비롯한 해외 타이어 전시회에 빼놓지 않고 다녔죠. 하도 자주 나타나자 얼굴을 알아본 한 영국인이 ‘타이어 강’이라는 별명을 붙여주더군요.”

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은 철저한 현장경영주의자다. 현장을 돌며 사업을 구상한다. 강 회장은 지난 18일 경남 양산 넥센타이어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 도중 안주머니에서 빼곡하게 글씨가 적힌 A4 용지를 꺼내 보여줬다. 그는 “30년 전부터 현장에서 보고들은 내용을 꼼꼼하게 적는 습관이 생겨 메모광이 됐다”고 했다.

강 회장은 외환위기 때인 1999년 우성타이어를 인수, 넥센타이어로 이름을 바꿨다. 넥센타이어는 2000년 이후 세계 타이어업계 최고 수준의 매출 증가율(연평균 20%)을 기록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국내외 경기가 어려운데 올해 경영목표는.

“철강·조선업종은 좋지 않지만 자동차와 타이어는 괜찮아요.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1조7006억원, 영업이익 1769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고, 7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했습니다. 올해도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작년보다 12%가량 늘어난 1조9000억원을 매출 목표로 잡았습니다.”

▷연간 매출 증가율에 비해 목표가 보수적인 것 같은데요.

“환율 때문에 보수적으로 잡았어요. 수출 비중이 매출의 70%를 차지하거든요. 올초 사업계획을 짤 때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1060원으로 잡았습니다. 환율이 1100원대를 유지해준다면 올해 매출이 2조원을 훨씬 넘길 것으로 봅니다. 내년 매출 목표는 2조3000억원입니다.”

▷작년 3월 경남 창녕공장을 완공해 가동에 들어갔는데.

“창녕공장은 100년 이상을 내다보고 지었습니다. 세계 최고 첨단 설비의 집합장소라고 말할 수 있죠. 넥센타이어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입니다. 제가 직접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이탈리아 핀란드 등 유럽 각국을 돌며 가장 좋은 설비만 들여왔어요.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둘러보러 올 정도예요. 창녕공장은 친환경 및 초고성능(UHP) 타이어 등 프리미엄 제품을 집중 생산하고 있습니다.”

▷창녕공장 증설 계획은.

“5300억원을 투입해 1차 증설을 마쳤고, 연간 600만개 규모로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어요. 이달부터 3300억원을 들여 2차 추가 증설에 들어가는데, 내년 말까지 연간 1100만개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됩니다. 1·2차 증설을 포함해 2018년까지 총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2100만개의 제품을 만들어낼 계획이에요.”

▷해외 완성차업체에 대한 공급을 늘리고 있는데.

“현대·기아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 외에 일본 미쓰비시와 이탈리아 피아트에 공급하고 있죠. 올해 안에 미국, 독일의 완성차업체에도 공급을 시작합니다. 내년에는 프리미엄 브랜드에도 노크하려고 합니다.”

▷해외에 공장을 신·증설할 생각은.

“해외로 나가는 다른 국내 기업들과 달리 국내(창녕)에 대규모로 투자하기로 결정했죠. 양질의 노동력과 품질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예요. 요즘 ‘메이드 인 코리아’라고 하면 세계 어디에서든 알아줍니다. 9년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내면서 한국, 특히 지방에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중·장기적으로는 중남미 등지에 진출해야 한다고 보지만, 당분간은 한국입니다.”

▷초고성능 타이어에 집중하고 있는데.

“초고성능 타이어는 노면 상태에 즉시 반응하고 안정적인 고속주행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제품이죠. 이 분야 시장은 계속 커질 것입니다. 2003년 사업 구조조정을 하면서 초고성능 제품 투자에 집중했어요. 남들이 신경쓰지 않을 때 먼저 개발을 시작한 것이죠. 2004년 초고성능 타이어 판매비중(수량 기준)이 3%였지만, 작년에는 30%로 높아졌어요.”

▷버스와 트럭용 타이어 시장에 진출할 계획은.

“자체적으로 사업을 새로 시작하는 것보다 인수·합병(M&A)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어요. 대상은 국내 업체가 아닌 해외업체가 될 것입니다.”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추진하는 분야는.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천연고무와 식물성 기름 등을 이용한 친환경 타이어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경쟁사보다 앞서고 차별화된 친환경 제품을 만들어낼 계획이에요. 일본은 귤껍질, 유럽은 해바라기씨에서 기름을 추출해 타이어 원료로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죠. 고무나무가 아닌 민들레로도 생고무를 만들 수 있어요. 앞으로 업체 간 친환경 기술 싸움이 치열해질 것입니다.”

▷연구·개발 인력 확보도 중요할 텐데요.

“뛰어난 연구원들을 가능한 한 많이 확보하려고 합니다. 한 가지 고민은 우수한 인력들이 지방에서 근무하려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연구소를 공장에서 멀리 떨어진 서울 등 수도권에 세우기도 힘들고, 이래저래 고민이 많아요.”

▷타이어 외에 다른 사업에 진출할 생각은.

“40년 넘게 타이어 사업 한길만 걸어왔습니다. 다른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은 없어요. 프랑스 미쉐린은 100년 넘게 타이어 사업을 해오고 있잖아요. 넥센타이어도 지금까지 한눈 팔지 않고 고무와 관련된 사업만 해왔죠. 잘 알고 자신있게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노사화합이 잘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느 기업 못지않게 직원 복지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공장에 헬스클럽 등 스포츠센터를 만들고, 개인별로 사물함도 줍니다. 앞으로 골프연습장도 마련해줄 계획입니다. 소문이 나서 그런지 생산직 근로자 채용 때 경쟁률이 100 대 1을 넘어요. 노조에는 주요 경영사항을 비롯한 회사 정보를 수시로 알려주고, 전략회의에도 참석시킵니다.”

▷평소 경영철학은.

“심청사달(心淸事達)입니다. 명심보감에 나오는 말로 ‘마음을 비우면 모든 일이 잘된다’는 뜻이죠. 좌우명은 ‘천고마비’예요. 골프를 치면서 얻은 교훈입니다. ‘천천히 고개 들지 말고 마음 비우자’는 것입니다. 무슨 일이든 욕심을 부리면 안되는 것 같아요. 인생에서도 너무 서두르지 않고 고개 들고 까불지 않으며, 마음을 비우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무리하지 않고 힘들면 뒤로 한발 물러났다 힘을 키운 뒤 두 발 앞으로 전진하는 전략이죠.”

양산=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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