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달에게…' 펴낸 신경숙씨 "달이 내게 재미있게 써 달라 부탁"

입력 2013-03-21 17:08   수정 2013-03-21 21:54

단편보다 짧은 6~8쪽 소설 26편


“선생님 작품을 읽고 나면 며칠은 마음이 가라앉아서 평소대로 돌아가기까지 시간이 걸려요. 즐거운 이야기를 쓰실 생각은 없나요?”

《외딴 방》《엄마를 부탁해》의 작가 신경숙 씨는 독자들과 지인들에게 종종 이런 말을 듣는다. 그에겐 이런 말이 칭찬이 아니라 지탄으로 들렸다고 했다. 어느 날 둥근 보름달을 바라보며 산책하던 신씨는 달과 대화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달이 자신을 꼭 집어 내려다보며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글 좀 재밌게 쓸 수 없냐.”

그래서 나온 책이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다. 단편보다 짧은 6~8쪽 분량의 ‘소설’ 26편이 실려 있다. ‘손바닥만한 자유로운 소설’을 내보자는 한 서평지의 제안에 끌려 2008년 1월부터 2010년 2월까지 연재한 작품을 묶었다. 등장인물들과 사건, 상황이 있는, 짧지만 완결된 소설들이다.

21일 서울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신씨는 “이 책이 지상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의 긴장된 삶을 순간 이완시키고 반짝이게 하는 웃음기 어린 이야기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늦게 온 주제에 오늘 예쁘다는 말 들었다고 자랑하는 친구의 사소한 기쁨을 마주할 때(‘우리가 예쁘다는 말을 들을 때’), 매일 엄마랑 통화하던 동생이 외국으로 가버려 그동안 미처 모르던 엄마의 허전함 앞에 불려나간 때(‘J가 떠난 후’) 같이 삶에 폴짝 뛰어드는 순간들을 채에 담았다.

“인간에 대해 재발견할 때 웃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 그래서 인간이야’라고 생각하고 ‘나도 인간이어서 좋다’고 느끼게 되는 순간들은 결국 인간이 주니까요.”

신씨는 “글쓰기의 방향을 유쾌함으로 전면적으로 옮길 수는 없지만 저의 후기 작품에는 진지함과 유쾌함이 서로를 배척하지 않고 빛나게 해주면서 함께 등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학 한류’의 선두에 서 있는 신씨는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문학페스티벌에 참석했다가 이틀 전 귀국했다. 《엄마를 부탁해》는 최근 러시아와 인도에서 출간됐고 세르비아와 루마니아에서도 곧 출간될 예정이다.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영문판 제목 ‘I will be right there)’는 내년 4월쯤 미국에서 출간된다. 그의 소망이 글로벌하다.

“이번 책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도 해외 출간됐으면 좋겠어요. 누군지 모를 다른 문화의 사람들이 이 책을 보면서 빙그레 미소 짓는 모습을 보고 싶네요.”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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