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후츠파'와 선후배 유대

입력 2013-03-22 16:57   수정 2013-03-23 00:20

경험·지혜 나누려는 선배 세대의 정성
기업가DNA 활성화하는 필수 '효소'

김일수 駐이스라엘 대사



얼마 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정보기술(IT) 기업 세미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확인한 이스라엘 특유의 기업 풍토가 가슴에 와 닿았다. 성공한 업계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전하는 내용은 단순한 격려가 아니라 국제적 행사에 참석할 때 어떻게 발표를 준비해야 하고, 직설적인 이스라엘의 대화 문화를 어떻게 국제적 대화 방식에 맞도록 조절해야 하는지 등 지극히 구체적인 조언들이었다.

첨단기술의 산실로 알려진 이스라엘은 미래 성장동력을 창조적 혁신에서 찾을 수밖에 없는 우리에게 필요한 협력 대상이다. 이스라엘인 특유의 창조성은 2000년간 나라 없이 살면서도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살지 않으면 안 되었던 고달픈 역사의 산물이다. ‘틀에 벗어난 사고(out of box thinking)’ ‘후츠파(직설적 질문이나 반론)’ 등이 이런 유대인 특유의 성향을 대변하는 말이다.

특유의 역사적 경험 속에 형성돼 온 문화적 특성이기도 한 이들의 창조성을 단시간 내에 우리 것으로 만들기는 어렵다. 이스라엘의 창조적 아이디어와 우리의 생산적 기술을 연결하는 것도 말만큼 쉽지 않다. 완성된 기술을 바로 원하는 우리 기업들의 눈에 이스라엘 창업 기업들의 실험적 아이디어는 미완성품으로 비치게 마련이고, 아이디어로 먹고사는 이스라엘인들이 섣불러 보이는 이런 기술에 대해 높은 대가를 요구하면 협상은 중도에 깨지기 십상이다. 이스라엘과의 기술 협력에는 좀 더 숨이 길게 접근하되 후츠파와 같은 상대의 문화적 특성을 이해하며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교훈이 양국 기업 간 기술 협력에 밑거름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바로 배울 수 있는 이스라엘 기업 문화가 있다. 앞서 얘기한 업계 선후배 사이의 끈끈한 유대다. 성공한 선배에게 배움을 바라는 것은 이스라엘의 창업 새내기들만은 아닐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경험과 교훈을 나누고자 하는 선배들의 각별한 성의와 정성이다.

우리에게도 세계 최초 금속활자 인쇄술, 가장 과학적인 문자인 한글 발명 등 창의성 유전자가 있다. 한강의 기적이라 일컬을 만큼 단기간에 경제 선진화를 이룩한 기업가적 유전자도 갖추고 있다. 이제 어떤 분야에서는 선두주자가 된 우리의 미래 성장동력은 우리가 지닌 창의성과 기업가 정신의 유전자를 더욱 활성화하는 데 있다. 그리고 그런 우리의 유전자를 더욱 활성화하는 데 필요한 요소 중 하나가 우리 경제 선진화의 주역인 선배 세대가 새로운 세대와 경험과 지혜를 나누는 데 기울이는 정성과 배려가 아닐까 한다.

김일수 < 駐이스라엘 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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