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속 사람, 사랑 스토리] 네 번째 폐암수술 앞둔 엄마, 내 보험금이 힘 됐으면…

입력 2013-03-24 09:58  

오빠의 결혼식 하루 전인 오늘은 친정에서 잘 생각이다. 폐암으로 투병 중인 엄마를 위로하고 간만에 옛날 이야기도 하기 위해서다. 엄마는 60년 인생 동안 세 번의 수술을 받았다. 마지막이 될지 모를 또 한 번의 수술을 앞두고 있다.

어릴 적 기억으로 엄마의 처음 두 번 수술은 담낭이 문제였다. 힘들었지만 무사히 잘 이겨냈다. 15년이 지난 재작년에 세 번째 수술을 받으면서 정확한 병명을 듣게 됐다. 지난 시절 엄마를 괴롭혔던 것은 담석증이 아니라 이름도 생소한 간담도암이었다는 사실을. 그때도 엄마가 위중하다는 걸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었다.

우리 집은 넉넉한 편이 아니었다. 엄마는 항상 일을 했다. 그렇게 돈을 벌면서 사랑하는 딸의 용돈을 주고 몰래 보험도 부었다. 엄마는 스스로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았던 것일까.

모두가 말을 꺼내지 않았지만 엄마는 스스로 준비했던 보험으로 수술비를 충당했다. 재작년 수술을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전에 보지 못했던 가전제품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자레인지며 세탁기, TV까지 바뀌었다.

엄마는 세 번째 보험금을 받고 나선 더 이상 보험이 필요없다고 생각했다. 계속 유지하던 보험을 해지하고 환급금을 받아 가전제품을 구입했던 것이다. 보험 덕분에 수술을 잘 받았는데, 어떻게 그걸 해지할 수 있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모를 일이다.

엄마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나도 암을 경험했다. 엄마의 세 번째 수술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갑상샘암 판정을 받았다. 남들은 별 게 아니라고 위무했지만, 몸속에 암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커다란 두려움이었다.

다행히 간단한 수술로 지금까지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고맙게도 수술비며 입원비는 물론 상당한 액수의 보험금까지 받았다. 많지는 않지만 남은 보험금을 고스란히 적금에 넣었다. 혹시 암이 또 생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고 한편으론 나중에 엄마를 위해 쓸 일이 있을 것 같다는 걱정에서였다.

그 걱정은 작년 3월 현실이 돼 버렸다. 엄마가 이번에는 폐암 판정을 받은 것이다. 간담도암 정기 진료를 갔다 확인했다. 그런데 이번엔 암 걱정보다 병원비 걱정이 앞섰다. 몇 번의 암 수술 때문에 병원비가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알기 때문이다. 엄마가 보험을 해지했던 터라 막막한 상황이었다. 결혼 준비에 바쁜 오빠에겐 기댈 수 없었다.

나는 적금에 넣어놨던 내 암 보험금을 엄마의 네 번째 수술비로 내놓았다. 다행히 그 돈으로 병원비 정도는 해결할 수 있었다.

내일은 오빠의 결혼식이다. 이틀만 지나면 엄마는 마지막이 될지 모를 수술대에 다시 오른다. 작년에 진단받은 폐암 덩어리가 아직도 몸속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는 이번에도 역시 쉽지 않은 수술이라고 설명했다. 엄마의 몸이 워낙 약해진 데다 그동안의 수술 후유증이 있어 회복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오늘은 엄마와 나란히 자야겠다. 수술이 걱정되지만 오늘밤만큼은 내일로 다가온 오빠의 결혼식 얘기로 밤을 지새고 싶다.

▶이 글은 2012년 삼성생명이 주최한 보험수기 공모전에서 수상한 글을 요약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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