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용량 싸움' 전면전 비화…삼성, LG 100억 손배소에 500억 맞소송

입력 2013-03-25 20:43  

삼성전자가 냉장고 용량 싸움을 벌이고 있는 LG전자를 상대로 “브랜드 가치를 훼손했다”며 5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냉장고 용량 기준 자체를 현실적으로 바꾸는 작업도 추진한다. 삼성이 유튜브에 올린 냉장고 용량 비교 동영상으로 시작된 두 회사의 냉장고 분쟁이 전면전으로 비화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LG전자가 100억원대 소송을 낸 데 대해 반소(反訴) 성격으로 이달 22일 서울남부지법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25일 발표했다.

두 회사의 냉장고 싸움은 삼성의 비교광고로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작년 8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겉보기 용량이 작은 삼성 지펠 냉장고가 LG 디오스 냉장고보다 더 많은 용량을 담을 수 있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게재했다.

이에 대해 LG전자가 삼성의 동영상을 내려달라는 광고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작년 11월 LG 측 요구를 들어줬다. 가처분이 받아들여지자 LG는 지난 1월 삼성전자를 상대로 1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이번에 삼성이 500억원대 소송으로 반격에 나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 이후 해당 광고를 중단했지만 LG는 온라인에서 ‘정정당당 체육대회’ 등의 만화를 통해 노이즈마케팅을 벌였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냉장고 용량 기준을 변경하는 작업도 진행하기로 했다. 기술표준원이 정한 KS규격에 따라 설계도상의 용적으로 용량을 정하는 현재 방식에서 벗어나 물을 채워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3D(3차원) 방식이 더 현실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과 LG는 디스플레이와 에어컨 분쟁도 벌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작년 4월 인력 유출 사건 이후 법정 분쟁을 시작했다. 총 7건의 민형사 소송과 가처분을 주고받은 뒤 지난달 가처분 2건을 서로 취하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소송 대상에서 LG전자를 빼자고 제의했으나 LG 측이 거부했다.

정인설/정성택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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