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출·첨단·창조 농업은 아예 하지 말자는 건가

입력 2013-03-27 17:17   수정 2013-03-27 21:43

동부그룹 농화학 계열사인 동부팜한농이 토마토 재배용으로 380억원을 투자해 지은 첨단 유리온실 사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동부팜한농은 국내 농가가 생산하는 토마토와는 전혀 다른 품종을 재배해 전량 수출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구상은 결국 좌절되고 말았다. 골목상권 논리를 내세워 매도하고 대규모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농민단체의 거센 압박 때문이었다. 이게 한국 농업의 현주소다.

농민단체는 “동부가 토마토를 생산하면 국내 수출농가가 큰 타격을 입는다”고 여론을 몰아갔다. 백보를 양보해 대기업이 수출농가가 하던 걸 빼앗는다면 그런 비난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게 아니다. 국내 농가 수출은 거의가 방울 토마토이지만 동부팜한농이 수출하려던 건 주먹 이상 크기의 일반 토마토였다. 국내 농가에서 생산하는 분홍빛 토마토(모모타로)를 피해 업소용으로 쓰이는 유럽계 붉은 토마토(다볼)를 택했던 것이다. 농민단체 주장과는 달리 시장이 전혀 다르다.

토마토 세계시장은 70조원에 이른다. 국내 토마토 생산량 중 수출비중은 0.4%에 불과하다. 매년 100만달러(11억원) 이상 토마토를 수출하는 농가는 한 곳도 없다. ‘농업의 세계화’를 이루려면 기업영농이 절실하다. 그렇지 않으면 세계시장에서 다국적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방법이 없다. 동부는 이번 토마토 진출이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도 네덜란드 같은 농업강국이 될 수 있다며 농업인들과 토마토를 공동으로 생산·수출하는 상생모델을 만들어 보려 했다는 것이다. 외환위기 때 잃어버린 토종 종자기업 흥농종묘를 15년 만에 몬산토로부터 되찾아온 것도 바로 동부였다. 이런 기업을 비난하고 좌절시키면 앞으로 누가 농업에 투자하려 들 것인가.

상황이 이런데도 농림축산식품부는 꿀 먹은 벙어리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민간자본을 유치해 기업농을 육성하고 농업 경쟁력을 강화하자더니 박근혜 정부 출범 후에는 ‘경제민주화 바람’을 의식했는지 눈만 껌벅거린다.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은 “첨단 과학기술과 접목시켜 농업분야의 창조경제를 실현하겠다”고 했다. 이 장관이 말하는 창조농업은 대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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