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의사를 밝힌 강만수 산은금융그룹 회장(사진)은 지친 모습이었다. 스트레스 탓인지 알레르기가 생겨 얼굴도 부어올라 있었다. 하루 전만 해도 혀가 움직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28일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난 강 회장은 자신의 거취를 둘러싼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새 정부 출범 후 한 달여간 자리를 지킨 데 대해 “사령관이 물러날 때가 됐다고 일방적으로 사표를 내면 되겠느냐”며 “7000여명의 직원이 불안해하는 것이나, 최근 개교한 KDB금융대학을 고려하면 좀 더 있는 것이 옳지 않을까 했다”고 말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은 언제인가.
“신 위원장이 내정된 지난 2일 직후 신 위원장과 그 위(청와대)에 뜻을 밝혔다.”
▷압력이 있었던 것인가.
“그런 것은 아니다. 원래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일인) 지난 2월25일에 물러나려 했다. 그런데 한 달가량 늦어진 것이다.”
▷왜 한 달가량 더 머물게 된 것인가.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수백명의 기관장에게 폐를 끼칠 것을 우려했다. 또 나 스스로도 더 하고 싶은 일들이 있었다. 특히 2월23일 개교한 사내대학 KDB금융대학이 한 학기 정도는 운영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오랫동안 오락가락하며 과연 대의가 무엇인지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사퇴를 결심한 이유는.
“더 있으면 내 스타일도 우스워지겠다고 생각했다. 진작부터 언제든지 임기 전에라도 자리를 비우겠다고 신 위원장에게 얘기해 놓고 있었는데, 물러나지 않는다고 언론에서 ‘버티기’라고 계속 몰아붙였다. 4대 천왕이라는 식으로 어 회장, 이 회장 등과 같이 묶어서 얘기하는데…(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리고 시기적으로도 27일 산업은행 주주총회, 29일 산은금융지주 주주총회를 마지막 할 일로 생각하고 있었다. ”
▷산은금융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산업은행은 일본 미즈호은행 등처럼 정부의 신용을 업고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지분을 정부가 다 들고 있으면 성장하면서 자꾸 증자를 해야 하는데 우리 정부가 그럴 상황이 되지 않는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 맞다.”
▷우리금융과 다시 합병하는 방안은 어떤가.
“우리금융과 다시 묶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개인금융을 이미 시작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독자 성장하고 해외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워야 한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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