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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윤 "정책금융, 대출 위주에서 지분투자로 바꿀 것"

입력 2013-03-31 17:14   수정 2013-04-01 01:55

정부, 창업·혁신 中企 집중 지원…성장단계별 '맞춤금융' 강화



산업은행은 작년 11월부터 올 3월까지 의료기기회사 코렌텍의 주식을 장내외에서 처분해 94억원을 회수했다. 2005년 11월 이 회사 보통주에 30억원을 투자한 산은은 7년4개월 만에 원금의 3배 이상을 거둬들였다. 코렌텍이 지난달 코스닥에 상장한 덕이다. 산은 관계자는 “기술력 있는 기업에 투자해 기업과 은행이 서로 ‘윈-윈(win-win)’한 사례”라고 말했다. 산은의 든든한 지원을 받은 코렌텍은 인공고관절·인공슬관절 등 주요 제품에 대한 미국 식약청의 승인을 얻었고, 지금은 터키 이란 미얀마 이탈리아 수단 베트남 몽골 미국 등지로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정부가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코렌텍과 같은 창업·혁신·벤처기업에 대한 지분투자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대출과 보증만으로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 목표인 창조경제를 금융부문에서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책금융기관들이 이자와 보증 수수료를 받는 데 안주할 게 아니라 해당 기업의 주주가 돼 공동의 운명체가 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이 확 달라질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지난 29일 숭실대에서 대학생 창업인들과의 만남에서 창업·중소기업 지원과 관련, “그동안엔 융자 위주였는데, 내가 있는 동안에는 투자 위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핵심 관계자는 “그간 정책금융기관의 창조기업 지원은 ‘저위험-저수익(low risk-low return)’의 보증이나 대출 위주였지만 앞으로는 ‘고위험 고수익(high risk-high return)’에 선도적으로 투자하는 모험자본의 공급자가 돼야 창조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출과 보증으로 10개 기업에서 10억원씩 수익을 내는 데 안주할 게 아니라 지분 투자를 통해 10개중 2~3개 기업에서 ‘대박’을 거두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위는 보다 큰 그림도 그리고 있다. △창업단계 △안정·성숙단계 △재도전단계 등에 따른 3단계 금융지원책을 준비 중이다. 신 위원장은 “창업할 때는 비행기의 이륙 때처럼 엄청난 양의 항공기와 동력, 활주로가 필요한 시기다. 금융위가 돕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책금융기관의 선도적인 투자와 함께 일반 국민들로부터 소액자금을 모아 창업기업에 투자하는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 제도를 도입하고 연대보증 폐지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신 위원장은 또 “창업 이후 안정기를 맞은 기업에 대해선 외부충격 시 충분한 자금지원과 거시정책으로, 성숙단계에 진입한 기업엔 중소기업전용주식시장(KONEX) 신설과 인수·합병(M&A) 지원을 통해 연착륙과 재이륙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중소기업의 연착륙은 물론 중견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필요한 ‘관제탑’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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