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년 만에 속살 드러낸 석가탑…사리공 공개

입력 2013-04-02 17:13   수정 2013-04-02 21:51

국립문화재연구소, 2층 옥개석 등 탑심부 해체
상반기에 기단까지 완전 분리…내년 6월 복원



“들어올립니다. 비켜주세요.”

2일 오후 2시 경주 불국사. 스위치 버튼을 누르자 크레인이 국보 제21호 불국사 삼층탑(석가탑) 2층 윗부분의 옥개석(屋蓋石·지붕처럼 탑을 덮은 돌)을 들어 올리기 시작했다. 6.48에 이르는 옥개석이 공중으로 뜨자 탑의 핵심 공간인 사리공이 드러났다. 가로·세로 각각 41㎝, 깊이 19㎝의 사리공에는 부처의 사리와 이를 담은 사리장엄구가 봉안돼 있다.

사리를 꺼내기에 앞서 비닐막을 두르고 가습기를 틀어 습도를 높였다. 건조한 공기로 인해 사리가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사리공을 덮은 붉은 비단과 정사각형 모양의 철판을 들어내자 사리가 들어있는 금동제외합이 모습을 드러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직원들은 2시간에 걸쳐 조심스럽게 사리를 수습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경주석조문화재보수정비사업단은 2일 불국사에서 석가탑의 2층 옥개석을 해체하고 사리공에서 사리와 사리장엄구를 꺼냈다. 석가탑의 사리공을 연 것은 1966년 이후 47년 만이다.

이날 작업은 석가탑 복원 작업의 일환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10년 12월1일 석가탑 정기 안전 점검을 진행하던 중 탑 하단부 기단 갑석에서 길이 1320㎜, 간격 5㎜ 정도의 균열을 확인했다. 기단 내부를 채운 흙과 돌덩이인 적심(積心)이 유실되면서 탑을 떠받치는 지지점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문화재위원회는 곧 해체 수리를 결정했다. 지난해 9월27일 해체에 착수해 그해 12월까지 탑 위에 층층이 쌓은 원 모양의 조형물인 상륜부(上輪部)를 모두 해체했고, 지금은 탑 몸통(탑신) 부분을 해체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 기단까지 전면 해체할 계획이다. 해체된 탑은 불국사 경내에 보관하며 복원 작업을 진행한다. 도난이나 분실을 막기 위해 절 내부에 보관한다는 설명이다.

배병선 문화재연구소 건축문화재연구실장은 “하부까지 해체한 다음 지반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결과에 따라 석탑 하부와 주변 일대 발굴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지반을 보충하고 내년 3월께 재조립을 시작, 6월 무렵 복원을 끝낼 예정이다.

통일신라 경덕왕 원년인 740년 김대성이 세운 석가탑은 건축 이래 오랫동안 큰 보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966년 해체 수리 때 사리공에서 발견된 석탑중수기(수리내역서)가 최근 판독되면서 수차례 수리한 것으로 밝혀졌다. 고려 현종 15년(1024년)에는 지진으로 인한 해체 수리가 진행됐고, 정종 2년(1036년)과 정종 4년(1038년)에도 피해 보수를 했다. 조선 선조 20년(1586년)에는 낙뢰로 상륜부가 손상돼 떨어져 나갔고 1972년에야 복원했다. 조선 후기에는 불교에 대한 압박이 심해져 석탑 훼손도 심해졌다.

1966년 사리장엄구를 훔치려던 도굴꾼에 의해 탑 일부가 훼손돼 해체 수리를 결정했지만 2층 옥개석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이를 떨어뜨리는 사고가 일어나 사리장엄구를 수습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석가탑을 전면 해체 수리하는 것은 1024년 이후 989년 만이다.

이번 해체 과정에서 수습한 사리장엄구는 47년 전에 넣은 복제품이 대부분이다. 은제 사리호와 목제 사리병만이 1966년 재봉안한 진품이다. 연구소는 수습한 사리를 석탑 복원 때 재봉안하기 전까지 불국사 무설전에 모시고 석가탑 사리친견법회를 열 예정이다. 사리장엄구는 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서 조사와 보존 처리를 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재봉안 여부를 결정한다.

경주=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사리공(舍利孔)

탑 안에 사리를 모시기 위해 만들어 놓은 공간. 사리와 함께 귀중한 보물을 넣어 놓기도 한다. 석가탑 사리공은 1966년 도굴꾼에게 훼손돼 해체 수리를 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당시 사리 48과와 세계 최고(最古) 목판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을 비롯한 유물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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