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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가 사람의 五感을 읽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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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4-04 15:30  

컴퓨터가 사람의 五感을 읽는 시대

SERI.org - 이치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ichiho.lee@samsung.com>

음성인식·눈동자 기술 이미 일상속으로
후각·미각 바이오센서 상용화 탄력…기계와 인간 '교감'…인문학 점점 중요



“‘Next Big Thing’은 센서가 될 것이다. 모든 사물에 센서가 부착돼 세계는 새로운 감각을 갖게 될 것이다.” ‘웹2.0’ 개념의 창시자 팀 오라일리가 2009년에 한 말이다. 그의 말대로 최근 센서 관련 기술이 정보기술(IT) 융합과 차세대 유망 기술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오감 인식 기술, 즉 인간의 감각을 모방하는 기술은 이전과 다른 차원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IBM은 ‘컴퓨터가 5년 안에 인간과 같은 오감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람이 직접 조작하지 않아도 기계가 알아서 반응하는 ‘디지털 육감’ 기술이 조만간 가능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런 추세라면 사람의 마음을 읽고 주변 환경도 적절하게 파악해 맞춤형 정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친절한 기계’가 등장할 날도 멀지 않은 듯하다.

‘친절한 기계’를 가능하게 하는 오감 인식 기술은 어느 정도까지 진화했을까. 시각 인식 기술은 사람의 얼굴 모양을 인식하는 단계에서 나아가 사람의 표정을 파악해 사람의 기분도 감지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또 사람의 시선을 인식하는 기술은 소비자의 행동 분석, 장애인의 기기 조작 등에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음성인식 기술은 음성으로 기기를 단순히 제어하는 것을 넘어서 기계와 소통할 수 있는 정도까지 진화했다. 일본 통신업체 NTT도코모가 내놓은 ‘말하는 컨시어지’ 서비스는 정형화돼 있지 않은 대화의 의미도 정확히 해석해 사용자와 대화할 수 있다. 일본어 대화의 약 80%까지 의미를 정확히 해석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 사람의 감각기관을 모방한 촉각, 후각, 미각 감지 기술은 시각과 청각 인식 기술 수준에 비하면 미흡한 단계지만 상용화를 목표로 활발히 연구 중이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연구팀은 지난해 사람 손가락처럼 부드럽고 신축성이 있으며, 사람의 촉각 인지 능력보다 뛰어난 센서를 만들었다. 박태현 서울대 교수팀도 작년 인간의 후각 또는 미각을 활용한 바이오 센서를 개발했다. 탄소나노튜브와 결합된 후각 수용체에 냄새 분자가 붙으면 미세한 전기신호가 발생하는데, 이를 측정해 냄새를 감지하는 원리다. 이 밖에도 다양한 오감 인식 기술이 세계 곳곳에서 개발 성과에 따라 빠른 속도로 상용화되고 있다.

한국 역시 차세대 유망 기술로 꼽히는 오감 인식 기술을 결코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이를 위해 기초과학 분야부터 꾸준히 지원해 발판을 닦고 파급 효과가 큰 기술 분야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할 것이다.

또한 오감 인식 기술 활용 분야에서도 인공지능, 빅 데이터, 투명 디스플레이 등 다른 기술과도 접목해 신사업 기회를 계속 발굴해야 한다. 그렇다고 숲이 아닌 나무만 봐서도 안 된다. 오감 인식 기술은 융합 기술로 인간과 기계의 소통과 교감을 목표로 한다. 기술의 융합을 이끌 인간과 사회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인 이유다.

인문, 사회, 예술을 망라하는 다양한 학문 분야의 융합 연구도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의 결핍을 치유해주고 교감과 소통의 세상을 열어줄 새로운 기술 개발을 위해 정부, 학계, 산업계가 모두 함께 뛰어야 할 때다.

 이치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ichiho.lee@sam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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