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中에 밀려…터키 원전 수주 실패

입력 2013-04-04 16:47   수정 2013-04-05 01:03

미쓰비시重·프랑스 아레바 컨소시엄 우선협상권
베트남·남아공에서 한국과 수출경쟁 치열할 듯



한국이 3년여간 공들여온 220억달러(약 25조원) 규모의 터키 원전 사업이 일본·프랑스 컨소시엄에 넘어갔다. 일본이 세계 원전 시장에서 20조원이 넘는 대규모 사업을 수주한 것은 1999년 이후 처음이다. 도시바, 미쓰비시 등 일본 기업들이 엔저(低)와 저금리를 무기로 공격적으로 해외 원전 수출에 나서고 있어 향후 한·일 양국 간 치열한 원전 수주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수주에 총공세 펴는 일본

4일 외신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일본 미쓰비시중공업과 프랑스 아레바 컨소시엄이 터키 원전 사업을 수주할 것이 확실시된다. 터키 정부는 최근 일본·프랑스 컨소시엄에 원전 건설 우선협상권을 주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와 일본은 다음달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합의 내용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터키는 2010년 이후 한국 일본 중국 등을 상대로 사업 조건을 저울질하며 협상을 벌여왔고, 이번에 수의계약 방식으로 일본에 공사를 주기로 한 것이다.

한국도 2010년 6월 원전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협상을 진행했다. 한국은 사업비 일부를 터키 정부가 부담토록 요청했지만, 터키는 이를 거부하고 20~30년간 발전소 운영을 통해 사업비를 자체 회수하라고 요구했다. 최저 전기요금을 보장해 달라는 우리 측 요구에도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터키의 신용등급이 낮아 수출입은행 등 국내 정책금융기관도 터키 정부의 사업성 보장 없이 재원을 조달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안다”며 “한국과 달리 원전 수출을 제조업 부활의 기회로 삼으려는 일본은 이런 리스크를 떠안고 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말했다.

○한·일 간 원전 수출 경쟁 불가피

일본 정부와 기업들은 터키 원전 수주를 계기로 더 적극적으로 원전 수출에 나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본은 히타치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공동으로 1999년 대만 원전 4호기에 주(主)원자로를 공급한 이후 대형 원전 수출 실적이 없었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전에서도 한국에 밀렸다. 하지만 최근 지속되는 엔저(엔화가치 하락)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며 역공에 나선 것이다.

또 저금리로 국내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일본 정책금융기관들도 해외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어 한·일 간 원전 수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소규모 원전 시장에서는 이미 경쟁이 시작됐다. 지난 1월 국제 입찰을 마감한 핀란드 추가 원전 건설 사업에도 도시바, 히타치, 미쓰비시 등 3개 일본 기업이 참여해 한국수력원자력과 경쟁하고 있다. 앞서 일본 기업들은 베트남 원전 2기, 핀란드 원전 1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이후 국제 입찰이 이뤄지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폴란드, 헝가리 원전 건설 사업에도 일본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채규남 산업부 원전수출진흥과장은 “UAE 이후 두 번째 원전 수출을 꾀하는 한국 입장에서는 일본 업체들의 공격적인 수주전이 신경쓰일 수밖에 없다”며 “민·관 공동 협력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한국형 원전의 안전성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안재석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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