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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데스크] '철의 여인'과 아베의 눈물

입력 2013-04-10 17:11   수정 2013-04-10 22:00

김태철 건설부동산부 차장 synergy@hankyung.com


1979년 5월4일, 영국 런던의 다우닝가 10 총리관저 앞. 막 취임식을 마친 마거릿 대처는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답례했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이 침몰 일보 직전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당시 영국은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내건 과도한 복지정책 탓에 재정이 바닥났고, 고질적인 파업으로 사회 시스템도 마비되기 일쑤였다. 비대한 공기업을 장악한 전투적 노조는 정권을 갈아치울 정도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선진국으론 처음으로 1976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지원받는 수모를 당했지만 ‘교훈’을 얻지 못했다.

높은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마이너스 성장, 잦은 파업 등으로 사회 전반에 무기력이 만연한 이른바 ‘영국병(病)’은 깊어만 갔다. 1973~1979년 노동생산성은 연평균 1.1% 증가한 반면 임금은 22%씩 뛰었다. 물가 상승률도 연평균 14.8%나 됐다.

영국병 치유한 대처 리더십



대처는 노조에 영합(타협)하는 대신 공기업 민영화, 노조 개혁, 재정지출 삭감 등을 특유의 뚝심과 강한 신념으로 밀어붙였다. 과도한 사회복지 지출과 노사분규로 중병에 걸린 영국 경제를 수술하기 위해 과감하게 메스를 들이댔다. 타협 없는 대처의 성정은 그를 ‘열광과 혐오를 부르는 양단(兩斷)의 정치인’으로 평가받게 했다. 우파는 영국병을 치유한 지도자로 칭송하지만, 좌파는 양극화를 심화시킨 주범이라고 비난한다.

지난 8일 대처 전 총리가 타계하자 그의 정치역정을 다룬 영화 ‘철의 여인(The Iron Lady·2012년 2월 국내 개봉)’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그의 리더십이 새삼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어서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롤모델로 삼아온 정치인이 대처 전 총리다.

지난 4일 취임 100일을 맞은 아베 총리는 ‘아베노믹스’란 공격적인 양적완화정책을 추진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년 이상 침체에 빠졌던 일본 경제가 기지개를 켤 조짐을 보이자 내각 지지도가 70%를 넘는 등 상한가다. 그런 아베 총리가 최근 ‘철의 여인’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그는 “DVD로 ‘철의 여인’을 보고 울컥했다. 세출삭감으로 국민적 비판을 받고 모질게 공격받았지만, 초지(初志)를 일관시키는 대목이 감동적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경제를 살릴 수 있다면 어떤 반대도 무릅쓰겠다는 굳은 의지가 묻어나는 말이다.

"시장경제 외엔 대안 없다"





박근혜정부의 청와대 비서관들 사이에서도 ‘대처 리더십’은 ‘열공’ 대상이다. 이정현 정무수석은 대처 관련 서적들을 탐독하며 참모진에게 그의 리더십을 자주 거론할 정도다. 국민들이 원하는 리더십 역시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관리하는 ‘대처 리더십’이 아니냐는 것이다.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이 ‘대처 리더십’에 열광하고 있지만, 아쉬운 점이 적지 않다. 경제민주화 등 ‘대처리즘’의 본질과 어긋나는 것이 한둘이 아니다. 대기업 옥죄기 등 반(反)시장적인 정책도 눈에 띈다. 경제를 살리겠다고 하지만 아베 총리와 같은 열정은 느껴지지 않는다. ‘대처 리더십’에서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궁금할 뿐이다. 참모들에겐 대처가 남긴 말들이 충고가 될 듯하다.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복지 확대 등의) 사회주의로 고치려는 것은 거머리로 백혈병을 치료하려는 것과 같다. (중략) 당신이 그저 호감가는 이미지로 남고 싶으면 무엇이라도 타협할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그러나 얻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시장경제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





김태철 건설부동산부 차장 synerg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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