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려도 뺏겨도…은행, 中企대출 '속앓이'

입력 2013-04-11 17:34   수정 2013-04-12 17:52

기업銀, 1분기에만 2조 늘렸지만 부실 늘어 걱정
국민銀, 금리경쟁서 밀려 나홀로 감소 '전전긍긍'



은행들이 딜레마에 빠졌다.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기조에 맞춰 중소기업 대출을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으나 수익성이 악화돼 고민이다. 기업은행이 대표적이다. 그렇다고 중기 대출을 줄이자니 딱히 돈을 벌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 국민은행이 그런 경우다.

○4대 은행 중기 대출 6조원 이상 증가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 등 5개 은행의 중기 대출잔액은 작년 말 299조141억원에서 지난 3월 말 305조724억원으로 6조583억원(2.0%) 증가했다. 국민은행만 9672억원 줄었을뿐 나머지 4개 은행은 각각 1조원 이상 늘었다. 중기 대출 증가액을 은행별로 보면 기업은행이 2조57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우리 2조2130억원 △하나 1조6623억원 △신한 1조926억원 순이었다.

중기 대출은 대기업 대출에 비해 금리가 높다. 그런 만큼 은행들로선 수익에 도움이 된다. 중소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정책과도 부합한다. 하지만 이들 은행의 속내는 편하지 않다. 중기 대출의 속성상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가장 고민이 깊은 은행은 중소기업 대출 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은행이다. 지난해 순이자마진(NIM)이 2.18%로 전년(2.58%)보다 0.43%포인트 추락했다. 우리 하나 신한은행의 NIM 하락폭이 0.1~0.2%포인트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크다. NIM이 하락했다는 것은 수익성이 그만큼 악화됐다는 의미다. 기업은행은 올해 초부터 NIM개선위원회를 가동해 수익률 향상을 위한 대책을 찾고 있지만 아직은 뾰족한 수가 없는 눈치다.

우리은행도 비슷한 처지다. 올 들어 2조원 이상의 중기 대출을 늘리는 데 성공했지만 대손상각을 하기 전 실질연체율이 3%에 육박할 정도로 부실도 심해지고 있다. 우리은행 고위관계자는 “요즘처럼 대부분 시중은행들이 중기 대출을 늘리려고 달려들 때는 비우량 중소기업에도 파격적으로 낮은 금리를 제공해 대출자산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면서도 “문제는 연체를 얼마나 줄이느냐”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줄어서 고민

국민은행은 정반대다. 중기 대출 잔액이 오히려 줄어서 고민이다. 올 들어 감소액은 9672억원에 이른다. 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이 올 들어 중기 대출금리를 낮추며 국민은행 거래 중소기업을 빼앗아 간 결과다. 이를 방지하려면 국민은행도 대출금리를 낮춰야 한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2007~2008년에 중소기업 대출을 급격하게 늘리다 보니 최근 부실채권이 상당히 발생하고 있어서다. 실질 연체율이 3%에 육박해 무조건적으로 중기 대출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다.

한 국민은행 부행장은 “최근 임원 회의에서 지금 같은 속도로 중기 대출이 감소하면 은행 전체 실적을 작년만큼 내기도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연체율이 낮아지지 않는 한 중기 대출을 늘릴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정책에 발맞추어 중기 대출을 늘리자니 수익성이 악화되고 가만히 있자니 거래 기업을 빼앗기는 형국이어서 은행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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