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 당·정·청 '인하 구애' 뿌리친 김중수…朴 정부 첫 정책공조 '상처'

입력 2013-04-11 17:37   수정 2013-04-12 02:32

기준금리 인하 예상 깨고 6개월 연속 '동결'

경기회복 확신하는 韓銀, 하반기 물가안정 선제 대응
경기판단 기재부와 큰 시각차 … 정부 추경 협상 '난감'



박근혜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줄곧 강조해 온 정책 당국 간 ‘폴리시 믹스(정책 공조)’가 첫 단추를 꿰지 못했다. 한국은행이 여당-정부-청와대의 잇단 금리 인하 요청을 외면하고 11일 기준금리를 동결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통화정책이란 ‘큰칼’ 대신 총액한도대출(중소기업 저리 자금 지원 정책) 증액이라는 ‘작은칼’을 선택했다. 현 경기 상황에 대한 인식 차가 극명히 드러난 가운데 국회와 추가경정 예산 규모를 협상해야 하는 정부는 난감한 상태에 빠졌다.

○6개월 연속 동결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현행 연 2.7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해 7월과 10월 0.25%포인트씩 두 차례 인하한 이후 6개월 연속 동결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금통위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동결 배경으로 “한국 경제가 기존 성장 경로를 이탈하지 않았고 하반기 물가상승 압력이 고조되고 있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경기 급랭 가능성을 경고하며 대규모 추경안을 준비하고 있는 정부와 달리 한국 경제가 “미약하지만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기존 진단을 재확인한 것이다.

김 총재는 특히 한은법 1조를 언급하며 연말 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감을 표출했다. 한은법 1조는 ‘물가 안정을 통해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한다’로 한은의 역할을 규정하고 있다. 김 총재는 “금리를 결정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게 인플레이션”이라며 “하반기 소비자물가(CPI)는 3%대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하반기 경기가 회복되고 이런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보면 굳이 지금 금리를 내릴 상황이 아니라고 진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극명히 엇갈린 경기 판단

한은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2.8%에서 2.6%로 수정하면서 “올 1분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0.8% 수준을 보이면서 지난해의 부진에서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는 1% 선까지 회복해 올 전체 성장률은 2.6%에 이를 것이란 설명이다. 내년 전망치는 기존 3.8%를 유지해 회복세가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한은 전망은 지난달 2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3년 경제정책 방향’과 큰 차이를 보인다. 12조원 규모의 세수 결손에서 비롯된 것이긴 하지만 정부 전망치(2.3%)보다 0.3%포인트나 높다.

기재부는 “소비·투자 등의 내수 부진이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기 둔화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가계부채 부실화와 부동산시장 침체, 자본 유출입 변동성 확대 등 위험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한구 “재정 부담 가중”

정부와 청와대는 지난달 금통위 이후부터 한은에 금리 인하를 꾸준히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한은에 금리 인하의 ‘명분’을 만들어주기 위해 정부의 열석발언권을 포기하는 모양새도 연출했다.

하지만 이번 금리 동결로 정부와 한은 간 정책 공조는 일단 금이 갔다. 김 총재는 “서로간(재정·통화정책 간) 정책 시차가 있지만 같은 방향으로 간다는 점에서 정책 조합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지만 ‘폴리시 믹스’라는 큰 방향성 아래 경기 회복을 노리고 있던 정부로서는 앞으로 한은의 원활한 ‘협조’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물론 정부도 현 여건에서 금리 인하가 경기 부양에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럼에도 각 경제주체들에 경기 부양에 대한 의지와 비전을 확고하게 제시하기 위해서는 재정지출 확대-부동산 규제 완화-금리 인하 등을 ‘패키지’로 묶어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이날 금리 동결에 여당은 즉각 한은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한은의 비협조로 정부가 더 많은 재정 부담을 안게 됐다”고 말했다.

서정환/이심기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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