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탓에 팍팍해진 중산층…외식은 고기 대신 피자·치킨

입력 2013-04-15 17:23   수정 2013-04-16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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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이후 달라진 카드소비
신한카드 이용내역 분석

백화점·술집 이용 줄고 값싼 대형마트 많이 찾아, 여행보단 자기계발 투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산층은 값비싼 음식보다는 패스트푸드 등 저렴한 음식을 주로 사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과 술집 이용을 자제하고 가전제품 구매와 여행 등 여가에 사용하는 비용을 줄이는 대신 자기 계발을 위한 지출을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사실은 15일 신한카드가 연소득 2100만~6300만원인 1100만명의 2009년과 2012년 카드 이용 내역을 비교 분석한 결과 나타났다.

○고깃집 대신 패스트푸드 이용

작년 중산층의 외식비에서 피자나 치킨 등 패스트푸드와 분식이 차지한 비중은 19.6%에 달했다. 2009년(14.7%)보다 5.1%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고깃집 횟집 레스토랑 등 비교적 값이 비싼 음식점을 이용한 비중은 19.7%에서 15.9%로 3.8%포인트 낮아졌다. 한식이나 중식당 등 일반식당 이용 비중도 작년 59.1%로 2009년에 비해 2.1%포인트 떨어졌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불황 탓에 외식을 할 때도 값이 싼 음식을 먹으려 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산층은 백화점과 술집 이용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카드 사용액 중 백화점에서 사용한 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13.8%에서 작년엔 12.5%로 1.3%포인트 낮아졌다. 술집 이용 비중도 같은 기간 13.4%에서 11.8%로 1.6%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비해 마트에서 지출한 돈의 비중은 2009년 17.0%에서 작년 19.8%로 2.8%포인트 높아졌다. 값이 싼 대형마트를 그만큼 많이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산층은 가전제품 등 생활용품에 지출하는 돈도 줄였다. 전체 카드 사용액 중 생활용품 구입비 비중은 2009년 14.7%에서 작년 11.2%로 3.5%포인트 낮아졌다. 생활용품 구입비 가운데 비교적 값이 비싼 가전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년 전 64.4%에서 작년 59.5%로 4.9%포인트 낮아졌다.

이에 비해 생활용품 중에서 건축자재 구매 비중은 커졌다. 건축자재 구매 비중은 2009년 7.4%에서 작년 9.7%로 2.3%포인트 높아졌다. 반제품이나 소재를 사서 간단한 가정용 소품을 직접 만들어 쓰는 DIY(자가제작)의 인기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행비는 줄이고 교육비는 늘려

여가활동을 위해 쓰는 돈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중산층의 카드 소비 중에서 면세점과 여행 및 숙박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1%와 2.2%로 나타났다. 2009년에 비해 각각 0.9%포인트와 0.4%포인트 줄었다. 반면 학원비 등 자기 계발 및 교육비 비중은 2009년(2.3%)보다 0.6%포인트 높아진 2.9%를 기록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중산층이 외식비 등을 아끼면서도 자녀 교육이나 자기 계발을 위한 투자는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중산층의 전반적인 카드 사용액은 다소 증가했다. 2012년 중산층 1인당 월평균 카드 사용액은 약 152만원으로 2009년(135만9000원)보다 16만1000원 늘었다. 주요 업종별로는 마트에서 사용한 금액이 1인당 월평균 20만8000원으로 2009년(2만9000원)보다 늘었다. 주유소에서도 같은 기간 1인당 월평균 1만6000원을 더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름값이 오른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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