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시장 패닉] 金 대폭락…中 저성장·엔저 쇼크 "원자재 장기호황 끝났다"

입력 2013-04-16 17:21   수정 2013-04-17 03:07

'금=안전자산' 공식 왜 깨지나

각국 양적완화 정책·키프로스 10 매각이 '방아쇠'
中 부패 척결도 한몫 … 한은, 3년새 평가손 9100억




‘금=안전자산’이라는 공식이 깨졌다.

국제 금값이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3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면서 지난 10년간 이어온 ‘원자재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선진국의 대규모 양적완화로 인한 국제 원자재시장의 버블이 붕괴되기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는 원자재 슈퍼사이클에 죽음의 종소리가 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값 왜 폭락하나

금은 세계 경제가 흔들릴 때마다 인기였다. 석유파동이 있었던 1970년대 금값은 3년 동안 세 배나 올랐다. 1978년 옛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을 때와 1980년 이란의 미국 대사관 인질사건이 터졌을 때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금값은 폭등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졌을 때도 금은 상한가였다. 금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번 금값 폭락의 원인은 세계 주요 국가의 경기 침체와 맞물려 있다. 지난 15일 중국 정부가 1분기 성장률이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8%에 못 미치는 7.7%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것이 금값 폭락을 부추겼다. 닉 브라운 영국 나티시스은행 원자재팀장은 “금속 소비량이 세계 40%에 달하는 중국의 수요가 약해지는 것은 원자재시장 전반에 좋지 않은 신호”라고 말했다. 시진핑의 부패와의 전쟁도 중국의 금 수요가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에 힘을 실어줬다.

일본은행(BOJ)의 대규모 양적완화를 통한 엔저 정책도 상대적 달러 강세를 이끌면서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의 매력을 떨어뜨렸다. 뉴욕타임스는 “금값 폭락은 중국 유럽 미국 순으로 연일 실망스러운 경제 뉴스가 들려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금값 폭락의 방아쇠를 당긴 또 하나의 요인은 키프로스 구제금융이다. 10일 키프로스 정부가 10t가량의 금을 팔아 재정 확보에 나선다는 발표가 나오자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등도 금 매도에 나서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졌다. 여기에 세계 금 수요의 30%를 차지하는 인도 정부도 자국 통화 가치 하락을 우려해 금 수입 관세를 최근 14%에서 18%로 올렸다.


○체면 구긴 억만장자들

금 투자 전문가로 알려진 억만장자들도 금값 폭락으로 체면을 구겼다. 이들은 미국 중앙은행(Fed)과 일본은행, 유럽중앙은행(ECB)의 대규모 양적완화로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면 곧 인플레이션이 올 것으로 보고 금에 투자해 왔다. 하지만 선진국의 공격적 채권 매입에도 물가 상승 기미가 거의 없자 금값은 폭락했다.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존 폴슨과 헤지펀드 거물 데이비드 아인혼은 금값 폭락으로 2거래일 만에 6억4000만달러(약 7200억원)를 잃었다고 포브스가 보도했다. 아인혼은 자신이 운용하는 그린라이트펀드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금값이 하락하면서 난관을 만났다”고 썼다.

한국은행의 금 보유에 따른 평가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말 현재 104.4t의 금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에 14.4t의 금을 보유해 오다 2011년 7월부터 5차례에 걸쳐 90t을 더 사들였다. 기존 보유분은 평균 매입단가를 확인할 수 없지만 추가로 매입한 90t의 평균 매입단가는 온스당 1627.75달러다. 추가로 사들인 90t의 평가손실은 8억1300만달러(약 9110억원)로 늘어났다.

김보라/서정환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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