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오히려 보험설계사(FP) 일을 하면서 강점이 됐습니다.”
정진옥 한화생명 서울 영등포지점 매니저(54·사진)는 왼쪽 다리가 불편한 5급 장애인이다. 어린 시절 발을 헛디뎌 나무에서 떨어진 이후 걷기는커녕 오래 서 있기도 어렵다.
그런 그가 사람 만나는 게 일인 FP를 13년째 하고 있다. 작년 한 해만 50억원을 웃도는 매출(수입보험료)을 올렸다. 관리하는 고객만 600여명에 달한다. 2000년부터 평균 이틀에 한 건씩 보험계약 체결을 성사시켰다. 억대 연봉을 받는 것은 물론 연도 보험왕 시상식에서 8번이나 수상했다.
고객 만족도도 높다. 13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은 97%다. 보험업계 평균(50~60%대)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다.
그의 경쟁력은 장애 경험을 통한 진정성에 있다. 정 매니저는 “보장성 보험 판매를 주로 하고 있다”며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입었기 때문에 진심으로 보험의 필요성을 강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를 예로 들어 상품을 설명하면 어느새 고객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불편한 몸 때문에 세상을 원망했던 적이 있다”며 “하지만 장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난 이후 오히려 당당해지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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