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펀드 지금 투자하면 늦나요?"

입력 2013-04-23 17:19   수정 2013-04-23 22:03

'1달러=100엔 시대'초읽기…글로벌 자금 日로 맹렬히 이동

환 헤지 펀드가 수익률 2배 높아
美 증시 상장된 일본 ETF 매입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공격적인 양적완화 정책인 ‘아베노믹스’가 시작된 지 넉 달째. 그동안 급상승한 일본 증시를 바라보는 국내 투자자들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글로벌 자금이 몰려들면서 22일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인 13,568.37을 기록했다. 일본 증시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과 일본 기업들의 실적 개선폭 등을 고려하면 향후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린다.

○외국인 자금 유입 강도 사상 최고 수준

올해 글로벌 자금은 일본 증시로 맹렬한 속도로 유입됐다. 글로벌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가 집계한 글로벌 뮤추얼 펀드 자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일본 위주의 아시아 펀드에 유입된 금액은 27억달러다. 같은 기간 미국 위주 펀드 27억8000만달러에 비교해 근소하게 작은 규모다.

하지만 아시아 펀드의 총자산 규모(1940억달러)가 미국 펀드(2조7000억달러)의 14분의 1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 증시에 대한 반응은 ‘열광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글로벌 자금이 일본으로 들어가고 있다”며 “엔화 약세로 환차손을 입더라도 충분한 자본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예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23일 현재 국내 일본 펀드 설정액은 5131억원으로 올초 3491억원에 비해 47%가량 늘었다.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41.74%다. 환 헤지를 안한 펀드들도 연초 이후 22.4%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조지연 신한금융투자 글로벌사업부 팀장은 “지난해까지 미미한 수준이었던 일본 주식 매입 주문이 아베 신조 정권 수립 이후 급증했다”며 “도요타, 소니, 샤프 등 엔저로 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수출주들이 가장 인기를 끌고 있다”고 했다. 김세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본 시장에 직접 투자하는 대신 미국 증시에 상장된 일본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입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추세”라고 말했다.

○기업 실적 개선 여부가 핵심

전문가들은 당분간 엔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99엔 전후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 팀장은 “달러당 100엔을 넘으려면 일본 내 기관투자가들이 해외 자산 매입에 본격적으로 나서야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팀장은 “중장기적으로 환율이 100엔 이상으로 상승하겠지만 그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엔ㆍ달러 환율이 1년 뒤 달러당 120엔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는 등 외국계 금융회사들은 달러당 100엔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기업들의 실적 개선폭이 증시의 기대에는 못 미칠 거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일본 경제사회연구소(ESRI)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 제조업체들의 상반기 설비투자 규모는 철강, 정보기술(IT) 분야를 제외하면 5년 평균에 못 미쳤다. 그만큼 일본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대한 확신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박승영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일본 기업들의 이익 규모가 지난해보다 늘겠지만 시장 전반의 기대처럼 크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일본 증시 상승 속도가 예상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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