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식? 3식? 5식?…다이어트 헷갈리네 헷갈려

입력 2013-04-26 17:01   수정 2013-04-26 22:20

내게 맞는 건강한 식습관 찾기

소식은 장수의 지름길…공복시에 면역력 높아져 vs 1식으론 영양소 충족 힘들고 폭식할 가능성만 높아져

체질 맞는 식습관 선택해야



‘1일 1식’이나 ‘1일 2식’ 등 ‘간헐적 단식’이 화제다. 지난해 가을 일본 의사 나구모 요시노리가 쓴 ‘1일 1식’이 화제를 불러일으킨 뒤에 나타난 현상이다. 최근 싸이의 ‘젠틀맨’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가수 가인이 ‘1일 1식’으로 몸매 가꾸기에 성공했다는 기사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배우 공형진도 ‘1일 1식’을 하면서 단기간에 10㎏을 감량했다.

하지만 여배우 H씨는 ‘1일 1식’을 하다가 오히려 폭식의 유혹을 견디지 못해 다이어트에 실패한 경우다. ‘1일 1식’에 이어 ‘1일 2식’, ‘1일 5식’ 등 식습관 변화를 주문하는 책들도 잇따라 나왔다. 국내외 저명한 의사들에게 과연 건강한 식습관은 어떤 것인지 물어봤다.

○배 안 고파도 때만 되면 먹는 식습관 바꾸자

소식이 장수에 이롭다는 것은 이미 의학계의 상식이다. 세계적인 장수 마을의 많은 노인들이 소식을 실천하고 있다. 의사인 유병팔 텍사스주립대 석좌교수, 이상구 박사, 생명철학자인 고(故) 다석 유영모 선생과 그의 제자들이 소식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유 교수는 “과식을 하면 몸 속에 활성산소가 많이 생겨 생체조직을 공격하고 세포를 손상시킨다. 세포 호흡에 관여해 세포 내 발전소라 불리는 미토콘드리아가 많이 손상된다”고 말했다. 췌장의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면 당뇨병, 뇌의 미토콘드리아가 다치면 치매라는 학설도 제기된다. 이 박사는 “소식을 하면 그만큼 활성산소가 덜 생성되기 때문에 세포가 손상될 가능성도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세포는 점차 늙어가는 게 아니라 일정 시점에서 급격하게 노화돼 사망에 이른다는 게 노화학회 주장이다. 따라서 ‘9988234(99세까지 건강하게 살다가 2~3일 아프다 죽는 일)’를 실천하려면 소식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공복, 모자랄 때 면역력 생긴다

나구모 박사가 쓴 ‘1일 1식’의 원제는 ‘공복이 사람을 건강하게 한다’는 것이다. 엄밀하게는 ‘부분 단식’을 주장하는 것이다.

나구모 박사는 굶으면 장수유전자인 ‘시르투인(Sirtuin)’이 활성화돼 세포의 소멸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배가 ‘꼬르륵~’할 때까지 음식을 먹지 않고 있으면 신체 내에서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면역력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기계적·습관적으로 음식을 섭취하기 때문에 몸이 스스로 허약체질로 변해간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1일 1식’의 문제점도 적지 않다. 강재헌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하루에 한끼만 먹으면 밥을 먹을 때 오히려 폭식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고도비만 환자들은 최후의 방편으로 ‘1일 1식’을 하지만 결국 다이어트에 실패해 병원을 찾아오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국내 의학계에선 다이어트 방법으로 ‘1일 1식’을 추천하지 않는다.

결국 식사량과 식단의 구성이 문제이지, 식사 횟수가 건강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1일 1식’과 ‘1일 2식’을 엄밀히 구분하지 않는다. 공복 상태를 주장한다는 점에서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1일 1식’ vs ‘1일 5식’

배고플 때만 먹는 것이 이론상 나쁜 방법은 아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실천하기 어렵고 역시 폭식의 부담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1일 1식’에 따른 영양 불균형이다. 하루 한끼 섭취로는 영양 불균형이 되기 쉽다는 것이다.

박용우 리셋클리닉 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아무리 한끼를 푸짐하게 먹어도 각종 필수영양소의 1일 권장량을 충족시킬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소변으로 배출되는 수용성 비타민과 단백질 섭취에 경고등이 켜진다. 강 교수는 “‘1일 1식’은 비타민 권장량을 채울 수 없다. 세끼에 나눠 먹는 게 필수 영양소를 흡수하는 가장 좋은 식사 패턴”이라고 말했다.

‘1일 1식’이 살찌는 체질을 유발한다는 주장도 있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20시간에 가까운 공복 상태가 지속되면 뇌는 우리 몸을 위기 상황으로 판단한다”며 “이 때문에 지방을 내놓지 않으려고 하는데, 칼로리를 세끼 나눠 먹는 것보다 한끼에 몰아먹으면 체중이 더 쉽게 증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1일 5식’을 하자는 주장도 있다. 몸짱 한의사 남호진 씨가 올해 초 내놓은 ‘1일 5식(미다스북스)’이 계기가 됐다. ‘1일 5식’은 말 그대로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이다. 배가 고프지 않게 하면서, 체지방이 축적되지 않도록 칼로리 섭취량이나 영양 성분의 균형을 맞추자는 주장이다.

‘1일 1식’이나 ‘1일 2식’은 반드시 운동을 할 필요가 없지만 ‘1일 5식’은 운동이 전제조건이다. 자주 먹고 운동을 꾸준히 할 것, 특히 근육량을 늘릴 것을 주문한다. 근육량이 늘면 기초대사량이 늘어나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로 바뀐다는 것이다. 형성된 근육이 주변 지방을 연소시키는 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루에 너무 자주 먹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뿐더러 먹는 양을 조절하기도 힘들다는 것이 단점이다. 자칫 식사와 간식이 혼재돼 식습관 자체가 불규칙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체질에 맞는 적당한 소식이 최고”

이론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은 제대로 된 식사를 때에 맞춰 적게 먹는 것이다. 예컨대 규칙적인 ‘소식(小食)’이다. 소식을 실천하면 처음에는 기력이 빠지지만 인체가 적응하면 장기적으로 육체적·정신적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특히 비만한 사람은 소식 실천으로 몸이 가벼워지고 뇌활동이 왕성해지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하지만 소식을 실천한다고 고열량 정크푸드로 때우면 에너지를 몸에 저장하려는 인체생리상 비만이 되기 쉽다.

유 교수는 “보통 20대까지 성장하는데 그 이후에는 열량 섭취량을 30% 정도 줄여야 한다. 그러면 장수할 수 있고 오히려 활력이 높아진다”며 “비타민·무기질·섬유소가 풍부한 채식 위주의 소박한 식단을 꾸리라”고 조언했다. 그는 40대는 먹는 양을 종전보다 40% 줄이고, 50대는 절반만 먹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지금까지 황제 다이어트, 원푸드 다이어트 등 수많은 단식요법이 나왔지만 모두 그 시기에만 반짝했던 유행이었다”면서 “칼로리 섭취를 줄이고 하루 세끼를 적당하게 먹는 고전적인 방법이 가장 좋은 건강 식습관”이라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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