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 120억 쓰고 '360억 효과'

입력 2013-04-26 17:16   수정 2013-04-27 01:26

에미레이트항공 女승무원들 '깜짝' 갤러리 등장
현대차 제네시스 홀인원 경품· KT 시타 이벤트




경기 이천시 블랙스톤GC 16번홀(파3). 티잉 그라운드 뒤쪽에 홀인원 경품인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광고판이 갤러리들의 시선을 강하게 끌어당겼다. 그 좌우엔 위스키 브랜드 발렌타인 광고판이 선명했다. 스위스 명품시계 브랜드 오메가는 빨간색 보드 위에 자사 시계를 걸어놔 선수들과 갤러리들에게 시간을 알렸다.

국내 유일의 유럽골프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이 진행 중인 블랙스톤GC에선 정상을 차지하기 위한 선수들의 경쟁만큼이나 국내외 기업들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었다. 대회기간 동안 갤러리들은 셔틀버스를 타고 클럽하우스에 내리면 후원·협찬사 집단홍보관인 ‘퍼블릭 빌리지’ 문을 열고 들어간 뒤 대회장에 입장할 수 있다.

퍼블릭 빌리지 왼편에 마련된 발렌타인 홍보관에는 이 대회 우승컵이 반짝이며 시선을 끌었다. 경기장으로 나가는 길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의 발렌타인 바가 갤러리들의 발길을 잡아끈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발렌타인 41년산과 30년산 등 다양한 제품을 직접 사 마실 수 있다.

후원사들은 이런 특별 홍보관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를 얻는다. 발렌타인을 수입 판매하는 송현귀 페르노리카코리아 인터내셔널브랜드마케팅 이사는 “국내법상 TV를 통해 술 광고를 할 수 없는데 대회기간 동안 TV 화면으로 경기가 중계되면서 브랜드 노출 효과가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송 이사는 “이 대회를 아는 사람들이 모르는 사람에 비해 발렌타인에 대해 7~8% 더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체 설문조사 결과도 설명했다.

대회를 후원하면서 얻게 되는 효과는 얼마나 될까. 스포츠 경기에서 후원사가 얼마를 쓰고 얼마의 경제적 효과를 얻었는지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추정해 볼 수는 있다. 국내 골프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발렌타인의 글로벌 본사가 이 대회를 위해 1년 동안 세계에 약 120억원의 돈을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보통 이런 기업들은 투자 대비 최소 세 배 이상의 효과를 거둬야 이 같은 이벤트를 지속한다”고 말했다. 최소 360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본다는 설명이다.

발렌타인 외에도 아랍에미리트의 에미레이트항공사도 공동 후원사로서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2라운드가 열린 26일 필드엔 에미레이트항공 승무원들이 깜짝 등장했다. 승무원들은 인기 선수인 양용은과 김경태가 속한 조에 유니폼을 입고 따라다녔다. 이상진 에미레이트항공 한국지사장은 “3년째 이 대회를 후원하면서 에미레이트항공의 인지도가 높아졌다”며 “이를 통해 잠재적 고객을 상당수 확보할 수 있었다”고 했다.

글로벌 금융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와 시계업체 오메가도 후원사로서 ‘홀인원 클럽’이라는 라운지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경기장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임시로 마련된 홀인원 클럽에 자사의 고객들을 초대해 편안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국내 기업들도 이 대회를 통해 마케팅 활동을 진행 중이다. 현대자동차는 홀인원 상품으로 제네시스를 내건 데 이어 의전용 차량을 지원해 브랜드를 노출하고 있다. 또 클럽하우스 주변에 ‘제네시스 프라다’와 ‘에쿠스 바이 에르메스’ 등 고급 차량을 전시해 주목받고 있다. 국내 후원사로 참가하고 있는 KT와 KT렌터카는 홍보 부스를 만들어 시타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국내 클럽업체인 MFS골프는 퍼블릭 빌리지 안에 매장을 설치해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하고 있다. 한편 올해로 유럽골프투어와의 계약이 종료되는 이 대회는 개최권 재계약을 앞두고 아시아 최고의 양주 소비국으로 떠오른 중국으로 개최지를 옮기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천=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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