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분기 영업익 10% 감소' 발표 다음날…파업후 본사 앞 시위 벌인 비정규직 노조

입력 2013-04-26 17:32   수정 2013-04-27 01:31

현대차 '1분기 영업익 10% 감소' 발표 다음날

"특근 거부로 협력업체 매출 15~30% 줄어"



현대자동차가 ‘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10.7% 감소’라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다음날인 26일.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는 긴장감이 돌았다. 방패와 진압봉으로 무장한 경찰 1200여명이 사방을 주시하고 있었다. 오후가 되자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금속노조’라고 쓰인 조끼를 입은 600여명이 나타났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원을 포함해 금속노조원인 이들은 “비정규직 철폐하라”라는 구호를 외쳤고 일부는 현대·기아차 본사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의 저지에 가로막혔다. 지난해 12월 ‘불법 파견 특별교섭’ 중단 이후 잠잠하던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는 이날 다시 전면 파업을 재개하고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열린 ‘금속노조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잇단 노사 악재…현대차 ‘곤혹’

현대차가 잇단 ‘노사관계 악재’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정규직 노조의 연이은 주말특근 거부에 이어 비정규직 노조의 전면 파업까지 겹치자 현대차는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비정규직 노조는 이번 전면 파업과 상경 집회를 계기로 “다시 한번 투쟁의 고삐를 죄겠다”며 사측을 위협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조 관계자는 “조만간 특별교섭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대차 사측을 압박하기 위해 전면 파업을 계획했다”며 “5월 중에도 파업을 계속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협상의 여지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비정규직 노조는 지난해 “현대차의 사내하도급 근로자는 모두 불법 파견이니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내용의 ‘6대 요구안’을 내놓은 뒤 지금까지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전원이 불법 파견이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다”며 2016년까지 3500명만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울산공장 명촌주차장 철탑에서 최병승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과 천의봉 사무국장이 벌이고 있는 고공농성은 27일로 192일째다. 현대차 관계자는 “불법 파견 논란이 언제쯤 마무리될지 회사로서도 예측을 못하고 있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정규직 특근 협상도 진통

정규직 노조의 주말특근 협상도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정규직 노조는 이날 오전 회사 측과 주말특근 관련 협상을 해야 할지를 놓고 시간을 보냈다. 오후 1시30분이 돼서야 회사 측에 회의 재개를 통보했다. 이날 본회의는 노사가 주말특근 임금 산정 방식과 신규 인원 채용 등을 놓고 15번째 벌이는 노사협상이다. 지난달 4일 밤샘근무를 없애는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 직후부터 노조는 주말특근을 전면 중단한 상황이다.

현대차 노사는 최근 임금 산정 방식을 놓고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뤘지만 ‘시간당 생산 대수’와 ‘추가 인원 투입’ 등에 대해서는 아직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번 주말을 포함해 노조가 8주째 주말특근을 거부하면 현대차의 손실액은 1조1000억원으로 늘어난다.

현대차 협력업체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울산 매곡동의 K자동차 부품회사 김모 사장(52)은 이날 “현대차 노조가 7주 연속 주말특근을 거부하는 바람에 중소업체의 매출이 15~30% 이상 줄었다”고 호소했다. 울산공장 한 노조원도 “임단협도 아니고 주말특근 하나를 놓고 노조가 15차례나 장기 협상을 벌이는 것은 전례가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김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은 “울산에는 자동차 부품사가 550여개에 소속 근로자만 4만여명으로 전국의 12%를 차지하고 있다”며 “근로자와 가족 등 최소 20여만명의 생계는 물론 지역경제를 위해 이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양병훈/홍선표/울산=하인식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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