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우주여행

입력 2013-05-01 17:14   수정 2013-05-01 22:27

김선태 < 논설위원 kst@hankyung.com >


어릴 적 뛰어놀던 골목길을 어른이 된 뒤 찾아가서 깜짝 놀란 이들이 적지 않을 게다. 생각보다 골목길이 너무나 작아 보이기 때문이다. 해답은 눈높이에 있다고 한다. 눈높이가 낮은 아이들에게는 주변 사물이 실제보다 훨씬 더 크고 웅장해 보인다는 것이다. 사실 눈높이가 사고를 좌우하는 예는 성인이 된 후에도 종종 경험한다. 높은 산에 오르거나 비행기에 탔을 때가 그렇다. 살다보면 골치 아픈 문제로 속을 끓이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때로는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하지만 산꼭대기나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인간 세상은 모두가 개미 같고 그냥 성냥갑만 할 뿐이다. 더욱이 높은 곳에서 웅장한 자연을 접하면 내가 너무 사소한 일에 번민한 것 아닌가 하며 고민을 툭툭 털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지구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높은 눈높이는 에베레스트산 정상이다. 그러나 지구를 벗어날 수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우주 공간이라는 눈높이에서 지구를 바라볼 수 있다면 우리의 사고는 또 다른 차원을 경험할지 모른다. 그런데 전문 우주인이 아닌 보통 사람들도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우주여행 대중화의 날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소식이다.

영국의 부호 리처드 브랜슨이 세운 우주관광회사 버진 갤럭틱의 우주선이 지난달 29일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고 한다. ‘스페이스십2’로 명명된 이 우주선은 ‘화이트 나이트2’라는 비행기에 실려 지상 15㎞ 상공까지 올라간 뒤 자체 엔진으로 마하 1.2의 속도로 지상 17㎞까지 솟구쳐 10분간 활공한 뒤 지상에 무사히 착륙했다. 스페이스십2는 탄소 합성물질로 제작됐고 아산화질소와 고무를 연료로 하는 신형 하이브리드 로켓 모터를 사용한다. 좌석은 6개, 요금은 20만달러(약 2억2000만원)인데 회사 측은 올해 말 또는 내년 봄에 첫 상업 비행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비행에서는 지상 100㎞ 고도까지 올라가 우주공간에서 5~6분간 지구를 바라볼 수 있다는데 승객들은 이때 의자를 벗어나 공간을 둥둥 떠다니는 무중력 상태를 체험할 수 있다고 한다.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과 배우 브래드 피트·앤젤리나 졸리 부부 등 560여명이 이미 예약을 마쳤다는 후문이다.

백두산 관광이 대중화되기 전, 생전에 백두산 천지는 한번 봐야겠다는 사람이 많았다. 한데 이런 추세라면 “죽기 전에 우주여행은 한번 꼭 해보고 싶다”는 소리가 나올 날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우주라는 눈높이에서 지구를 내려보면 어떨까. 우주여행을 다녀 온 사람이 많아지면 지구촌은 과연 어떻게 변할까. 어쩌면 갈등과 분쟁이 다소 줄어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는 게 좀 허무해질 수도 있겠다.

김선태 < 논설위원 kst@hankyung.com</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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