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911, 시동 거는 순간 엔진소리에 중독…아~ 그런데 車값이…

입력 2013-05-03 17:07   수정 2013-05-03 22:56

Car&Joy - 최진석 기자의 '이 車 어떡하지?'



포르쉐를 말할 때 사람들이 ‘마니아’라는 단어보다 자주 쓰는 표현이 있다. ‘바이러스’다. ‘포르쉐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말은 포르쉐의 성능과 매력에 흠뻑 빠졌다는 뜻이다. 포르쉐 마니아들은 ‘포르쉐 노트’라는 말도 자주 쓴다. 포르쉐의 엔진 배기음이 음악처럼 감미롭고 아름답다고 해서 붙여진 말이다. 이렇게 수많은 중독자들을 양산한 주인공은 포르쉐의 아이콘 ‘911’이다. 이 차가 올해 출시 50주년을 맞았다.

50주년을 기념해 ‘911 카레라 4S’를 시승했다. 911은 일반적으로 후륜구동(뒷바퀴굴림) 방식이지만 이 모델은 4륜구동이다. 그만큼 접지력이 강하다. 도로를 ‘움켜쥔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게 맞는 것 같다.

포르쉐에 중독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배기음이 온몸을 후벼판다. 6기통 수평대향(실린더를 가로로 설치)엔진의 부드러우면서도 금속성 짙은 중저음의 배기음은 들을수록 더 듣고 싶어진다.

수평대향엔진은 피스톤이 누워서 좌우로 움직인다. 엔진이 누워 있는 형상이라 차체를 저중심으로 설계할 수 있다. 피스톤이 움직이는 모양새가 권투선수가 주먹을 뻗는 것처럼 보인다 해서 ‘복서 엔진’으로도 불린다. 6기통 3800㏄ 엔진은 최고출력 400마력의 괴력을 뿜어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3초면 도달한다. 배기음에 심취해 넋 놓고 달리다 보니 북쪽 끝 임진각이다. 방향을 틀어 서쪽으로 향하자 어느새 영종도 앞 바다에 도착했다.

‘아, 어떡하지? 이제 그만 집에 가야하는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멈출 수 없었다. 배기음이 ‘내귀의 캔디’처럼 달콤하게 들리고, 바닥에 착 달라붙어 달리는 질감 때문에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으니 내달리는 것 외에는 도리가 없었다.

포르쉐의 서스펜션은 단단하고 댐핑 스트로크(서스펜션이 상하로 움직이는 거리)는 짧다. 하지만 거친 노면이나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 운전자가 불편하지 않도록 충격을 제어하는 능력은 감탄할 만하다.

포르쉐에 중독되기는 쉽지만 구매 계약서에 사인하기는 무척 어렵다. 911 카레라 4S의 가격은 1억5300만원. 배기음에 흠뻑 취하면 이 가격이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통장 잔고를 생각하면 어림도 없다. 그래서 사람들이 포르쉐를 ‘드림카’라고 부르나 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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