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튀는 현대미술 7人7色

입력 2013-05-07 17:18   수정 2013-05-07 23:13

국제갤러리 '기울어진 각운들'展…남화연·문영민 등 7명 20점 선봬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 전시장. 온통 하얀 벽으로 둘러싸인 전시장을 육중하고 기울어진 벽이 가로지른다. 기울어진 벽 주위로 젊은 작가들이 각자의 스타일대로 작품을 펼쳐 보인다. 전시장은 조용하지만, 작가들끼리 작품으로 서로 대화를 하는 듯하다.

국제갤러리가 젊은 현대미술가 7명의 독창적인 작품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전시회를 마련했다. 발전 가능성이 큰 ‘이머징 작가’를 발굴하는 차원에서 기획된 ‘기울어진 각운들’전이다. 내달 16일까지 이어지는 이 전시회에는 실험적인 태도로 무한한 상상력을 펼쳐내는 젊은 작가 남화연 문영민 윤향로 이미연 정은영 차재민 홍영인 등의 회화와 영상, 설치, 조각 등 작품 20여점이 출품됐다. 현대미술의 다양한 흐름을 보여주는 자리로 큐레이터 겸 비평가인 김현진이 기획했다.

젊은 작가들이 꾸미는 전시에 걸맞게 전통적인 화이트 큐브에 기울어진 거대한 벽을 설치해 실험적인 공간을 만들어낸 점이 눈에 띈다.

남씨(34)는 조각 세트인 ‘키트’를 작품 소재로 삼았다. 하얀 석고상을 다루지만 지극히 시적(詩的)인 숫자를 재조합해 작품을 만들었다. 기울어진 벽을 소재로 한 일종의 대화인 셈이다.

작가그룹 ‘파트타임 스위트’의 이씨(35)는 강이나 바다의 조난 현장이나 구조 현장을 촬영한 보도사진 등을 인터넷에서 찾아 먹지에 대고 베끼면서 일부분을 남기거나 지우는 방식으로 재구성한 드로잉 시리즈를 기울어진 벽에 수십 장씩 매달았다.

페미니즘의 미술 언어를 연구하는 정씨(39)는 1950년대 대중문화로 인기를 끌었던 여성국극을 슬라이드 영상 작업으로 보여준다. 여성으로 변장한 남성 배우들의 사진 자료를 통해 현대인들의 성 정체성을 은유적으로 묘사했다.

영상작가 차씨(27)의 작품은 도시개발의 불안한 단면을 환기시킨다. ‘안개와 연기’는 안개가 자욱한 송도 신도시에서 발생한 매연을 통해 무분별한 환경 훼손을 이야기한다. 윤씨(27)의 영상 작업은 현대인의 관음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각종 이미지를 모아 얼굴을 오려낸 채 콜라주로 작업했다. 성적 자극에 대한 현대인의 탐닉과 은밀한 폭력성, 흥미 위주의 권태로운 삶 등을 되짚는다.

홍씨(27)는 세 점의 자수화를 내놓았다. 교회에서 기도하는 사람들의 이미지를 무작위로 수집한 뒤 자수 형식의 그라피티 작업으로 완성했다. 그라피티를 통해 젊은이들의 반항적인 행태를 표현한 게 색다르다.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은 “유망한 국내 젊은 작가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이 같은 전시회를 기획했다”며 “매년 이맘때 전시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02)735-8449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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