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불후’ 6연승, 부활 정동하 “제 무대 점수는 75점”

입력 2013-05-18 19:26   수정 2013-05-31 11:53


[양자영 기자 / 사진 김치윤 기자] 1986년 결성된 남성 록 그룹 부활 멤버이자 김종서 이승철 김재기 김재희 박완규 김기연 이성욱 정단에 이은 부활의 아홉 번째 보컬. 단 한 줄의 프로필이지만 그 이름을 짐작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2005년, 스물다섯 어린 나이에 근 20년간 명맥을 이어온 명품그룹 부활의 보컬로 전격 발탁돼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정동하는 “대단한 그룹의 프런트에 서야 하는 압박감과 짐을 피로처럼 몸에 지고” 9년째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런 그가 부활이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고 오로지 정동하라는 이름으로 KBS2 ‘불후의 명곡2’(이하 ‘불후’) 무대에 올랐다. 온 몸으로 열창했고, 아무런 제약 없이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줬다. 2012년 11월 방송된 ‘전국노래자랑’ 특집에서는 ‘무정블루스’를 선곡, 438점이라는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 기록은 JK김동욱이 심수봉 특집에서 ‘백만 송이 장미’로 타이기록을 세운 이후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부가킹즈 문명진 더원 JK김동욱 이정 하동균 유미 포맨 스윗소로우 박재범 알리와 함께 ‘불후’ 100회 특집에 출연한 정동하는 들국화의 ‘제발’로 쟁쟁한 선후배 사이에서 무려 6연승을 거두는 쾌거를 누렸다. ‘기록의 사나이’다운 행보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한경닷컴 w스타뉴스와 만난 정동하는 그날의 감회에 대해 묻자 “100회 특집에 출연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데 기분이 참 좋았다”고 회상했다.

◆ ‘기록의 사나이’도 떨게 하는 ‘불후’ 출연

‘나가수’나 ‘불후’와 같은 프로그램은 특성상 호불호가 강한 편이다. 초반 이들은 노래 자체에 큰 애정을 갖고 있는 뮤지션과 대중으로부터 ‘어떻게 명곡에 순위를 매기고 어느 누군가를 탈락시킬 수 있냐’는 질책을 받았지만 ‘실력파 아티스트 재조명’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다른 가수들은 ‘불후’나 ‘나가수’에 부정적인 시선을 주기도 했지만 저는 환영했어요. 음악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생긴 게 기뻤죠. 불러만 주시면 ‘불후’든 ‘나가수’든 나가서 열심히 부딪쳐 보고 싶어요.”

438점이라는 점수로 ‘기록의 사나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마당에 쟁쟁한 선후배가 포진된 100회 특집에서 또 다른 경연을 준비하기는 쉽지 않았을 터. 하지만 정동하는 “점수에는 변수가 굉장히 많다. 그날의 주제, 주제에 따른 관객들의 성향, 순번 등에 따라 점수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사실상 큰 의미는 없다”면서도 “어느 날 박현빈 씨가 전화를 해서 ‘네 기록 깨졌다’고 말해 가슴이 쿵쾅거렸다. 타이기록이었지만 새삼 내 기록을 다시 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불후’는 부활이라는 엄청난 그룹의 프론트에 서야 하는 막중한 부담감을 안고 9년을 달려온 정동하가 유일하게 모든 피로와 짐을 내려놓고 오로지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할 수 있었던 공간이었다. 이 무대를 통해 그는 스스로도 몰랐던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다음 단계로 올라서는 초석으로 삼았다.

“제가 어떤 맥락에서 ‘불후’에 캐스팅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제 입장에선 부활 색깔에 맞는 음악만 해오다가 뭔가 다른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자아를 찾게 돼 기뻤어요. 원래 부담을 잘 안 가지는 스타일인데 경연 전날 밤에는 잠이 잘 안 오더라고요.”


◆ '불후' 100회 특집 6연승 기록 “제 점수는요…”

정동하는 5월11일 방송된 ‘불후’에서 억압된 젊은이들의 자유를 대변한 청춘 노래 ‘제발’을 선곡, 듣는 이의 숨을 죽이는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로커다운 시원한 고음과 가창력도 대단했지만 화려한 퍼포먼스 없이 표정과 작은 동작만으로 답답한 마음을 표현한 부분은 단연 압권이었다. 무대에서 내려온 뒤에는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울먹이는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 들국화는 이번 무대를 보고 “부활에 이렇게 괜찮은 싱어가 있었던가. 영국의 데이빗 보위 같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들국화의 ‘제발’은 자유를 향한 갈망을 표현한 곡이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 따라 억압의 대상이 바뀔 수 있어요. 예컨대 사춘기 학생이면 억압의 대상이 부모가 될 수도, 남자 입장에선 아내가 될 수 있는 거죠. 저는 제가 개인적으로 갖고 있던 내면의 답답한 부분을 진심을 다해 풀어놨어요. 다만 퍼포먼스는 사전에 약간의 계산을 하는데 나머지는 그때의 감정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요. 만약 어색하다고 느끼신다면 제 평소 모습이 그런 거예요.”

실제로 어린 시절 서른 번 이상의 전학을 반복하며 폐쇄적으로 살아온 탓에 일상에서 말수도 적고 표정 변화도 거의 없는 그는 노래를 더 잘 부르기 위한 방법으로 뮤지컬을 배우기도 했다. 관객들에게 ‘이래도 안 슬프세요?’하고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이야기의 주인공이 돼 진심을 보여주자는 생각에서였다. 그렇게 무대 위에서 ‘나’ 하나만 속이면 그 순간부터는 작은 읊조림도 상대방에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다고 믿었다.

뮤지컬을 시작한 이후에야 처음으로 ‘북받치는 감정’에 대해 알게 된 정동하는 “나는 사실 감정 장애 수준에 가깝다. 평생 눈물 한 번 흘려본 적 없었는데 어느새 나도 모르게 북받쳐서 울고 있더라”며 놀라운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렇게 6연승 대기록을 세우며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한 정동하는 “사실 준비한 걸 보여주기만 하면 그걸로 됐다. 그걸 이루기만 한다면 지더라도 쿨할 수 있다”며 “보통 준비해간 게 100이면 70만 하고 내려와도 대만족인데 이번 무대는 75 이상 해 낸 것 같았다”며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불후’ 무대가 좋은 게 그 자리에서 제 모습이 어땠는지 바로바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런 면에서 저는 제가 졌을 땐 꼭 점수를 물어봐요. 오해하지 마세요. 집착이 아니라 나중에 펼쳐질 음악 인생에 좋은 피드백이 될 수 있거든요.”

한경닷컴 w스타뉴스 기사제보 news@w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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