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 이상도 '마이너스 옵션'으로 양도세 면제

입력 2013-05-19 14:23  

분양가격 낮아져 취득세 절감·개성있는 내집 꾸미기 '두 토끼'

1998년 외환위기때 도입…부실시공 등으로 빛 못봐
4·1 대책으로 '관심' 부각…LH, 인천 서창2지구서 도입




“마이너스 옵션(기본선택 품목)으로 하면 분양가가 6억원이 안 되죠? 그러면 양도세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나요?”

지난 19일 경기 위례신도시 ‘엠코타운 플로리체’ 모델하우스. 상담을 받는 방문객들의 관심사는 분양가에 맞춰져 있었다. 전용면적 85㎡ 이상인 이 아파트는 분양가가 3.3㎡당 1680만원으로 정해지면서 일부 저층 가구의 일부는 양도세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4·1 부동산대책’으로 전용 85㎡가 넘는 주택의 경우 양도세 혜택을 받을 수 없지만, 분양가가 6억원 이하이면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어서다. 총 분양가에서 기본선택 품목을 뺀 이른바 마이너스 옵션을 선택하면 분양가는 낮아진다. 전용 95㎡의 일부 가구는 5층까지도 6억원을 넘지 않는다는 게 현대엠코 관계자의 설명이다.

명목뿐이던 마이너스 옵션 제도가 ‘4·1 부동산대책’과 수요자들의 적극적인 선택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마이너스 옵션 제도는 사업 주체가 제시하는 기본 마감재 수준(바닥재, 벽지, 조명, 위생기기, 타일, 창호 등)에서 입주자가 직접 선택해 시공할 품목군의 가격을 제외한 금액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제도다. 입주자 모집 공고시 제시된 마감재 품목과 금액 범위 내에서 계약할 수 있다. 마이너스 옵션을 선택하면 분양가는 더 저렴해질 수 있다. 살 집을 개성있게 꾸미고자 하는 입주자에게 적합한 방식이다.

마이너스 옵션 제도가 국내에 다시 등장한 것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였다. 동문건설이 아파트 분양가를 낮추자며 벽지 바닥재 싱크대 욕조 등 모든 마감재를 옵션화한 아파트를 선보였다. 하지만 마이너스 옵션이 ‘생색내기용 분양가 인하’라는 논란과 인테리어 업체들의 부실 시공 등으로 활성화되지는 못했다.

최근 들어 마이너스 옵션은 ‘가격’과 ‘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분양가가 낮아지는 방법이기도 하고 낮아진 분양가만큼 취득세·등록세도 적게 내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분양가가 6억원 이하로 내려가면 양도세를 면제받을 수 있는 혜택까지 더해져 내집 마련 수요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부도 저렴한 분양가를 유도하기 위해 마이너스 옵션 제도를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다. 주택법 제38조 제1항 제3호에 의거 사업 주체가 벽지, 바닥재, 주방용구, 조명기구 등을 제외한 부분의 가격을 따로 제시하도록 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마이너스 옵션 제도를 선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현재 분양 중인 인천 서창2보금자리지구 6블록은 마이너스 옵션을 창호 바닥 벽 천장 욕실 등 크게 8가지로 나누고 시공 내용을 고시했다.

전용면적 74㎡의 경우 발코니를 확장하면 공급가격이 2억3860만원인 반면 마이너스 옵션을 선택하면 2억1776만원으로 낮아진다. 가격 차이는 2084만원으로 9%가량 차이난다. 서창2지구에서 이미 분양을 마친 7블록과 11블록에서도 10가구가량이 마이너스 옵션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강욱 LH 인천지역본부 차장은 “예전처럼 마이너스 옵션이 이름뿐만은 아니다”며 “수요자들이 실제 선택하고 있고 문의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마이너스 옵션이라고 해도 건설사마다 시공되지 않는 옵션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세부 내용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마이너스 옵션이 확산되기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한다. 민간 건설업체들이 반길 리 없는 데다 수요자들도 웬만한 의지가 아니라면 선택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의 속사정은 이렇다. 내부 자재를 대량으로 공급할수록 단가를 낮출 수 있는데, 마이너스 옵션이 늘어나는 만큼 단가는 올라가 부담스럽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양도세 면제가 연내까지 적용되는 세제 혜택이다 보니 마이너스 옵션 선택이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며 “건설사 입장에서는 매출 성장도 중요한데, 마이너스 옵션은 이런 점에서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전히 쌓여 있는 미분양 아파트도 마이너스 옵션의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 일부 미분양 아파트는 할인 분양이나 무료 발코니 확장, 옵션 기본 제공 등을 내세우면서 판촉전을 벌이고 있다. 발코니 확장을 무료로 해주는데 굳이 마이너스 옵션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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