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글로벌 역량 강화 세미나 "한 분야 집요한 투자 '스위스 스타일' 배워라"

입력 2013-05-21 17:25   수정 2013-05-22 05:27

엘리베이터 강자 쉰들러 등 스위스 기업 성공비결은 아낌없는 R&D·윤리경영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중간 규모인 ‘중견기업’은 보통 ‘산업의 허리’에 비유된다. 그러나 한국은 이런 중견기업의 비중이 세계 최저 수준(0.04%)에 머물고 있다. 기업의 허리가 끊어질 위기에 놓인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제조업 강국인 스위스의 성공 사례를 본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스위스 중견기업은 전체의 2%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문성과 기술력, 즉 고유의 ‘필살기’로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자신만의 필살기 있어야

한국중견기업학회(회장 표정호)가 21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스위스 창조경영 기업에 배운다’는 주제로 연 ‘중견기업 글로벌 역량강화 전략 세미나’에서는 스위스 강소기업들의 성공 사례가 제시돼 참석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쉰들러 홀딩 아게는 1874년 시작한 세계 엘리베이터 업계의 강자다. 엘리베이터 및 에스컬레이터 제품이 세계 시장에서 1, 2위를 다툰다. 홍콩 ICC타워, 이집트 카이로 세미라미스호텔,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 중국 베이징 내셔널스타디움 등에 엘리베이터를 공급했다. 지난해 매출은 82억 스위스프랑(약 9조달러). 전 세계 임직원 숫자는 4만5000여명, 100여국에 진출해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주주이기도 하다.

쉰들러 홀딩 아게의 알프레드 쉰들러 회장은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했다”며 “엘리베이터 및 에스컬레이터와 관계가 없으면 매각했고 작은 스위스 내수시장을 떠나 글로벌 시장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1977년 28세 때 가업을 이어받았다.

1963년 설립된 마게바는 공공시설 및 교량용 부품을 생산한다. 50여년간 전 세계 1만여개가 넘는 교량과 건축물, 철도 등 인프라 시설에 쓰이는 주요 부품을 만들었다. 호주 게이트웨이 브리지, 프랑스 노르망디 대교, 중국 중밍대교, 홍콩 크루즈 터미널, 한국의 인천대교 등에 마게바의 부품이 쓰였다.

이 회사의 임직원은 3000여명. 전형적인 강소기업이다. 7개국에 자회사가 있으며, 인도와 중국에 공장을 세웠다. 2011년에는 한국에도 지사를 설립했다. 토마스 쉬리 마게바 한국 지사장은 “전체 임직원 중 엔지니어 숫자가 30%에 달한다”며 “영업 분야가 60%, 재무 등 지원 업무 종사자가 10%”라고 설명했다.

○“창조경영, 스위스서 배워야”

이날 행사에는 표정호 회장을 비롯해 성윤모 중소기업청 중견기업정책국장, 요르그 레딩 주한 스위스 대사, 크리스토퍼 투치 로잔연방공과대 교수, 조동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박영렬 연세대 경영대 학장 등 중견기업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표 회장은 “쉰들러 홀딩 아게, 마게나 등은 작은 제조업체에서 시작했으나 이제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스위스 중견기업의 성공 사례는 우리 중견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집중과 글로벌화가 성공의 원천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스위스는 한국처럼 작고 자원이 부족하지만 제품을 더 좋고, 더 빠르고, 더 싸게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다”며 “시장도 내수보다 해외 시장에 주력하면서 성공의 기반을 다질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투치 로잔연방공과대 교수는 “스위스 강소기업 내부에 전반적으로 ‘혁신’ 문화가 깔려 있다”며 “이들 ‘히든챔피언’이 스위스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 중견기업

중소기업기본법상 3년 평균 매출이 1500억원 이상이지만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군에는 속하지 않는 회사다. 1500억원 미만은 중소기업으로 분류되고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군에 속하면 대기업으로 간주된다.


▶ [주목! 이기업] 홍인터내셔날, 영업이익률 51% 비결…인터넷 입힌 다트게임
▶ 박홍진 한국로버트보쉬 대표 "청계천 공구상가서 통해야 아시아서 통해요"
▶ 대기오염 줄이는 광촉매 시멘트 개발
▶ 전병천 경남테크노파크 원장 "기업이 원하는 사업 펼치겠다"
에스원 "스마트폰 도청·해킹 차단해 드려요"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