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AT 손놓은 정부…속으로 웃는 학원가

입력 2013-05-21 17:39   수정 2013-05-22 10:23

학원가, 교재 개발 등 수십억 손실 불구 '담담'
"정부서 영어 공교육 포기…사교육 다시 늘 것"




정부가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영역 대체를 사실상 포기하면서 NEAT 교육 사업을 진행했던 영어교육업체들이 하나 둘 관련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 교재 개발과 학원 출범 등에 많게는 수십억원을 투자했음에도 이들은 “교육사업에서 ‘정부 리스크’는 언제나 있었고, 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며 담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십억원 투자 손실도 감내할 수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영어교육업체 YBM시사닷컴은 중·고생 대상 NEAT 학원인 ‘NEAT어학원’을 경기 일산과 서울 목동, 잠실 등에서 운영하다 지난달 말 모두 문을 닫았다. 2011년 11월 일산 1호점을 개원한 지 17개월 만이다.

정철어학원은 자체 개발한 NEAT 교육 콘텐츠를 전국 250여개 중·고생 대상 정철어학원주니어학원에 보급했지만 현재 NEAT를 가르치는 곳은 20개도 되지 않는다. 청담러닝, 윤선생영어교실, 능률교육 등 NEAT 대비 프로그램을 내놨던 다른 업체들도 관련 사업을 축소하거나 접고 있다.

교재 개발과 학원 구성, 홍보 등 업체마다 NEAT에 투자한 금액은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대부분 ‘감수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초·중·고 단계에서 말하기·듣기 교육을 포기하는 것을 확인하고 안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영어교육업체 관계자는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최근 ‘NEAT가 수능 영어 시험을 대체하면 사교육 의존 우려가 높아진다’고 한 것은 결국 말하기와 듣기에서 공교육의 한계를 인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어 듣기·말하기는 사교육 의존 인정

NEAT는 듣기·읽기·말하기·쓰기 등 네 가지 영역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토익(TOEIC), 토플(TOEFL)을 대체하기 위한 성인 대상 1급과 초·중·고교 수준 2·3급으로 나뉜다. 개발에만 396억원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무용지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이명박정부 초기 교육부는 NEAT 2·3급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영역을 대체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서 장관은 지난 10일 학부모 등과 만난 자리에서 “학교가 대응할 수 있는 단계가 되기까지 입시와 연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수능 대체를 포기하는 발언을 했다. 학교 현장에선 영어말하기와 듣기를 가르칠 여력이 안 된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이명박정부에서 학교의 영어회화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영어회화 전문강사 제도도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각 시·도 교육청은 2009년 8월부터 2011년 2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영어회화 전문강사 6000여명을 채용했다. 계약기간 4년이 곧 끝나지만 정부가 추가로 예산을 편성하지 않아 대부분 계약이 종료될 전망이다.

◆교육부 “NEAT 1급은 유지”

교육부는 NEAT 2·3급 수능 대체는 포기하면서 토익·토플을 대체하는 NEAT 1급은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지난 11일 NEAT 1급 첫 시험을 실시했다. 말하기·듣기가 실제 사회생활에서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공교육에선 이를 포기하고 사교육에 맡겨두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한 영어학원 관계자는 “초·중·고 시절엔 말하기·듣기 하지 말고 대학 가서 각자 돈으로 하라는 얘기라 학원 입장에선 반갑다”고 말했다.

강현우/정태웅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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