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코 트라우마…10곳중 4곳 "환헤지 안한다"

입력 2013-05-23 16:47   수정 2013-05-24 04:21

키코 5년…(하) 수출 中企 '3중고' 신음

엔저로 환손실 커져도 선뜻 못나서
키코 소송에 지치고 글로벌 불황에 시름
정부 환변동보험 권장…기업들 "맞춤대책을"




프린터 등 사무용 기기를 제조하는 A업체. 이 회사는 2008년 키코(KIKO) 상품에 가입했다가 2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그 후 5년이 지난 지금도 이 회사는 거래은행과 소송을 벌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엔 세계 경기침체로 수출이 잘 안 되는데 엔저까지 겹쳐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30%는 줄어들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렇게 상황이 어려워진 데는 환헤지를 못한 이유도 있다. 이 관계자는 “환헤지를 못한 게 아니라 안 한 것”이라며 “환 위험이 커지고 있지만 키코로 한번 크게 당하고 나니 은행 얘기는 듣고 싶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출 중기 46.5% “환헤지 안 한다”

수출 중소기업들은 최근 상황을 키코 피해와 해외시장 위축, 엔저 등 세 가지 악재가 겹친 ‘3중고(苦)’로 표현한다. 이 중 키코 피해나 세계 경제상황은 기업 스스로 어쩔 수 없는 요인이다. 그러나 환헤지는 다르다. 기업이 나서서 예방할 수 있는 변수다. 그래도 수출 기업들은 키코로 얻은 ‘트라우마’(정신적 외상) 때문에 쉽게 환위험 관리에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올 2월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내놓은 설문 결과에 따르면 국내 수출중기 8만개 중 46.5%가 환위험에 대해 아무런 대책을 세워놓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물환 거래나 환변동보험 가입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환위험을 관리하는 중소기업은 33%에 불과했다. 결제통화 다변화 등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경우는 20% 정도였다.

영세 중소기업일수록 환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으로 분석됐다. 500만달러 이상을 수출하는 기업 중 환위험 관리를 하는 경우는 58% 수준이었다. 500만달러 미만 수출 기업 중에선 27%만이 환위험 관리를 하고 있었다.

자동차 금형업체 B사의 C대표는 “아무리 다른 상품이라고 해도 키코 유사 상품이 아닐까하는 의심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8년 1월 D은행의 권유로 키코에 가입했다가 15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그후 은행과 소송이 시작됐고, 그 와중에 또 다른 E은행 직원이 “손실 보전을 위해 제대로 된 환헤지 상품을 소개해주겠다”며 찾아왔다. ‘키코가 절대 아니다’는 직원의 말을 믿고 상품에 가입했지만 결국 그는 8억원의 추가 손실을 입었다. C대표는 “두 번이나 키코로 인한 피해를 입고 나니 환율변동 위험이 커져도 환헤지 상품은 쳐다보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은행은 은행대로 환헤지 상품 판매에 소극적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키코소송 등의 영향으로 은행도 다소 소극적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예전처럼 환헤지 상품을 다양하게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중기 맞춤형 대책 필요

정부는 환변동보험 가입을 권장하고 있다. 환변동보험은 기업이 환율 변동으로 입게 되는 손실을 보상하고 이익은 환수하는 보험제도다. 실제 수출대금을 받아 환전하거나 수입대금을 결제할 때의 환율이 보험이 체결된 시점의 환율과 다르면 환차익이나 환차손이 발생하게 된다. 환차손이 발생하면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이를 기업에 지급하고, 환차익이 나면 공사에 이를 되돌려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국회에서 열린 실무당정협의에서 환변동보험 규모를 1조2000억원에서 2조5000억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수출 중소기업을 위한 맞춤식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천대중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전략연구실 책임연구원은 “영세 중기의 환위험을 공동으로 관리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하는 방안도 찾아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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