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황금의 '슈퍼사이클' 막 내리나

입력 2013-05-24 15:56  


불패자산(不敗資産), 위험회피(헤지) 수단, 수많은 전쟁의 불씨, 화폐의 대용품, 부(富)의 상징….

공통점은 금이다. 누렇게 반짝이며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아온 금은 국부(國富)의 상징으로, 때론 통화의 수단으로 인류의 오랜 역사를 함께 써왔다. 인류는 위기가 감지될 때마다 금을 모아 장롱에 감췄다. ‘나라의 곳간’인 각국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에서도 금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2차대전 이후 브레턴우즈 체제에선 통화 가치를 정하는 기준이 바로 금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금값=불패자산, 위험회피’라는 전통적 방정식이 삐걱거리는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10년간 ‘슈퍼사이클(자산 가격의 장기 상승 국면)’을 구가하며 7배 이상 급등한 금값의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는 것이다. 2011년 9월5일 국제시장에서 온스당 1900달러로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았던 금값은 최근 1300달러대로 주저앉았다. 2년3개월만의 최저치다. ‘2000달러 돌파는 시간문제’라고 장담했던 전문가들의 목소리는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대신 ‘황금 슈퍼사이클(gold supercycle)’이 막을 내렸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금값이 하락으로 방향을 튼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미국 등의 양적완화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금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글로벌 시장에 달러가 넘쳐나면 ‘달러가치 약세→인플레 심화→금값 상승’으로 전개되던 기존의 공식이 깨지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나돌던 화폐시스템 붕괴, 달러위기 등의 흉흉한 말들이 설득력을 잃어가면서 금이 헤지수단으로의 매력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가 다소 진정되고 있는 것도 금값이 하락하는 이유다.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인 금보다 위험자산인 주식에 더 매력을 느낄 여건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국제 금시장의 최대 큰손인 ‘금 상장지수 펀드(ETF)’가 매도공세를 강화하면서 금값 하락이 가팔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위기 시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주창한 경제학자 케인스는 금 소유욕을 “야만시대의 유습(Barbarous Relic)”이라고 비판했고, ‘가치투자의 아버지’로 불리는 벤저민 그레이엄은 “금은 투자가 아닌 투기의 대상”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금은 과거나 현재나 부(富)의 상징이자, 투자의 대상인 것만은 분명하다. 금값 하락세가 이어질지, 다시 상승세로 방향을 틀지는 예측이 엇갈리지만 그 전망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4, 5면에서 금값 추이와 전망, 금의 역사 등을 상세히 살펴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 [Cover Story] 양적완화에도 인플레 없다?…헤지 매력 떨어지는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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