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조세피난처 명단 공개에 동반위 협공까지 "숨 막힌다"

입력 2013-05-27 17:52  

재계가 조세피난처 한국인 명단 공개와 동성장위원회의 '동반성장 성적표' 발표 등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페이퍼컴퍼니 설립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검찰의 CJ그룹 고강도 탈세혐의 조사와 맞물려 휘발성이 강한 사회 이슈로 자리잡아 가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특히 새 정부 출범 이후 경제민주화 공약 실천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동반성장위원회의 고강도 상생 주문도 글로벌 경기침체와 맞물려 내부적으로 극복해 나아가야 할 무거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 조세피난처 7개 페이퍼컴퍼니·연루자 12명으로 확대

인터넷 언론인 뉴스타파가 27일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등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서류로만 존재하는 유령회사)를 세운 인사와 주주 등 7명의 명단을 추가로 공개하면서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지난 22일 1차 발표 당시 이수영 OCI 회장 부부,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부인 이영학씨, 조욱래 DSDL 회장·장남 등 재벌가가 등장한데 이어 또다시 굵직한 재벌이 등장하자 재계는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국세청은 뉴스타파의 명단 발표와 관련해, 그동안 진행해 온 역외탈세 의심 사례에 대한 추적과 병행해 검증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관련 정보 분석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재벌가 오너, 임원 등 고위급의 명단이 속속 외부로 공개되면서 받는 압박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뉴스타파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동 작업을 거쳐 공개한 명단에는 최 회장과 같은 회사 조용민 전 대표, 황용득 한화역사 사장, 조민호 전 SK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부부, 이덕규 전 대우인터내셔널 이사, 유춘식 전 대우 폴란드 차 사장도 포함됐다.

지난 22일 1차 발표 당시 3개 페이퍼컴퍼니와 연루자 5명에 이어 2차 발표까지 합할 경우 7개 페이퍼컴퍼니에 연루자는 12명으로 늘어난다.

재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검찰의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비자금 의혹에 대한 수사에서 국내 비자금 3200억여원과 함께 해외 비자금 1000억여원을 조성한 혐의가 나온 상황에서 재계 전체가 불법 비자금의 온상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을 무엇보다 경계하는 분위기다.

물론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실제 대기업전문 사이트인 '재벌닷컴'에 따르면 자산 1조원 이상의 국내 24개 그룹이 케이만 군도, 버진아일랜드, 파나마, 마셜군도 등 9개 조세피난처에 125개의 해외 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 SK, 대우조선해양, 포스코, 삼성, LG, 롯데, 동국제강, 현대차, 효성, 현대, CJ 등이 이들 지역에 법인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명단 발표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뉴스타파는 이날 2차 발표에 이어 오는 30일께 3차 발표를 하는 등 내주 중에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 설립자 20명의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만큼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뉴스타파의 추가 자료 분석에 따라 당초 예고한 245명 이외에도 명단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 홈플러스 등 대기업 8곳 동반성장 '낙제'

동반성장위원회가 이날 대기업 73곳의 동반성장지수 결과를 발표하자 '동반성장 성적표'를 받은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동반위는 이날 9개 기업에 최고 등급인 '우수'를, 8개 기업에 최하위 등급인 '개선'을 부여했다.

삼성전자삼성전기, 포스코는 2년 연속 '우수' 등급을 받았다. 또 삼성SDS, SK텔레콤, SK종합화학, SK C&C,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 6개 기업이 처음으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전기·전자 업종은 현금 및 현금성 결제율이 각각 87%와 100%를 차지하는 등 타업종보다 현금 결제율이 높아 좋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우리 사회 '갑(甲)의 횡포' 논란의 시발점이 된 도소매·식품 업종은 평가대상 기업이 작년 3곳에서 올해 11곳으로 대폭 늘면서 하위권 등급 기업이 많았다.

'개선' 등급을 받은 8개 기업 가운데 절반인 4개가 현대백화점CJ오쇼핑, 현대홈쇼핑, 홈플러스 등 유통사였고 '우수' 등급을 받은 유통사는 한 곳도 없었다.

동반위에 따르면 판촉행사 등의 충분한 사전협의·매입 가격의 공정한 결정절차 도입·납품업자의 공정한 선정 및 운용·불공정 거래의 사전예방 및 감시시스템 구축 등 실적평가 4개 평가항목에서 모두 만점을 받은 유통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특히 대부분의 유통사가 매입가격의 공정한 결정절차 도입과 관련해 절차가 없거나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등 '공정한 유통거래 보장 정도'가 대체로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는 동반성장 평가가 제조업 평가기준을 다른 업종에 적용하는 형식으로 이뤄지는 바람에 유통업계의 점수가 낮게 나올 수밖에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동반위가 올해 처음으로 동반성장 수준을 평가한 21개 기업이 전반적으로 낮은 등급을 받았다.

SK C&C와 삼성엔지니어링이 각각 '우수'와 '양호' 등급을 받았을 뿐, 나머지 기업들의 동반성장지수는 '보통' 또는 '개선'에 그쳤다.

가장 낮은 등급인 '개선'을 받은 8곳 가운데 2년 연속 '개선' 등급을 받은 홈플러스를 제외한 나머지 7곳은 모두 새로 추가된 기업들이다.

신규 기업들은 과거에 이미 평가를 받아본 기업에 비해 준비할 시간이나 노하우가 부족한 탓에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극심한 불황과 엔저 등으로 국내기업들이 한계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대내외 악재까지 쏟아지고 있어 뒤숭숭한 분위기"라며 "최근 국세청의 고강도 조사 우려에다 출점 제한 등 사업축소, 불리한 여론까지 숨을 쉴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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