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표준화' 인도 아라빈드 안과병원…농번기에 맞춘 방글라데시 '원룸학교'
프로세스·서비스·고객관계 개선…비영리기관 경영기법 도입 필요
최근 비영리기관의 사회공헌 활동은 ‘자선(charity)’에서 ‘박애(philanthropy)’로 진화하는 추세다. 자선과 박애는 통념상으로 비슷하게 해석될 수 있지만, 사회공헌 활동 관점에서 보면 구분되는 개념이다. 자선은 개인적 이타심에 근원을 둔 1 대 1 기부에 의존하지만, 박애는 인류의 삶을 질 향상을 도모하기 때문에 조직적·전략적인 특성을 갖는다. 선도적인 비영리기관들은 사회 변화를 도모하는 박애의 특성에 주목해 이미 프로세스 혁신, 서비스 차별화 등 비즈니스적 방법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마이클 트레이시의 경쟁력 이론을 응용해 비영리기관들을 프로세스, 서비스, 고객관계 관점에서 고찰하고 그 성공 비결을 사례별로 살펴보기로 하자.
인도의 아라빈드 안과병원은 돈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진료비를 받고, 가난한 환자에겐 무상으로 진료하는 새로운 개념의 병원이다. 이 병원을 세운 고빈다파 벤카타스와미 박사는 더 많은 사람에게 무료로 진료해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패스트푸드 업체 맥도날드에서 그 해답을 발견했다. 맥도날드가 표준화한 공정을 활용해 햄버거를 저렴하게 생산하는 것에 착안, 이를 병원 운영에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후 벤카타스와미 박사는 수술 프로세스를 표준화해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했다. 그 결과 이 병원은 2011년에 120만명 이상의 환자를 무료로 진료할 수 있었다.
브락은 빈민 구제를 목표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개발해 방글라데시 최대의 비정부기구(NGO)로 성장한 곳이다. 빈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장의 니즈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한 덕이다. 방글라데시에서 농번기가 되면 부모의 농사일을 도와야 했던 아이들은 학교를 빠지다가 결국 학업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다. 브락은 방이나 교실 하나를 빌려 여러 학년이 같이 수업할 수 있는 ‘원룸학교’를 마을마다 설립했다. 수업 일정은 농사 일정에 따라 유동적으로 조정했다. 브락의 이런 경영 시스템은 전세계 NGO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은 무담보 소액대출 사업을 통해 주거, 교육,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극빈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 이 은행은 고객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구축, 가난한 사람들의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했다. 대출자들 간에 5인1조로 소그룹을 구성해 팀 단위로 대출받을 수 있게 하고, 팀원들이 각자의 사업을 하거나 집안에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서로 돕도록 한 것이다
이 같은 사례연구에서 알 수 있듯이, 박애사상을 제대로 구현하고자 하는 비영리기관들엔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활동이 필수적이다. 이런 점을 인식하고 기업의 경영기법이나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다만 효율성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비영리기관의 사명이나 박애정신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념하고, 근본적 해결을 위한 장기적·지속적 투자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홍현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hm.hong@sam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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