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절전, 국민만 참으라고?

입력 2013-05-30 17:25   수정 2013-05-30 20:58

조미현 경제부 기자 mwise@hankyung.com


“올여름은 유례없는 전력난이 예상됩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는 다소 불편하시더라도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한진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지난 28일 신고리 2호기, 신월성 1호기 등 불량 케이블이 설치된 원전 가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하며 이렇게 말했다. 올여름 전력 공급량이 당초 계획보다 200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기 절약에 동참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왜 국민들만 참아야 하는지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따지고 보면 한 차관의 말도 새로운 것이 아니다. 산업부(옛 지식경제부) 당국자들이 전력난을 걱정한 것은 2010년 이후다. 냉난방 전력 수요가 많은 여름과 겨울철마다 공공건물 및 대형건물의 적정(?) 온도 기준을 정해주며 고통 분담을 강조해왔다. 이 때문에 많은 직장인들이 여름엔 개인용 선풍기, 겨울철엔 파카를 실내에 갖다놓고 있는 게 우리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여름 전력수급이 더욱 빠듯해질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 보니 도대체 산업부가 지금껏 뭘 하고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전기를 아껴쓰는 분위기는 중요하다. 절전캠페인도 해야 한다. 하지만 정작 당국자들은 어떤 비용과 희생을 치르는지 많은 국민들은 궁금해하고 있다. 전력 사정이 어렵다고 하면서도 전력공급 확대를 위한 실질적 대책은 정치권과 시민단체 눈치를 보느라 서랍 속에 넣어두고 있는 것 아닌가. 원전 추가 건설 계획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원전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회복되기 전에는 섣불리 이 문제를 거론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그렇게 정부가 자신의 입지(?)를 튼튼히 다지는 동안 국민들은 부채와 선풍기로 올여름을 나거나 아니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기요금 폭탄세례’를 받아야 한다.

지난 29일 국회 중재로 건설을 잠정 중단키로 한 경남 밀양 송전탑 문제에 대해서도 산업부는 철저하게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8년 동안 장관이 여덟 번이나 바뀌었지만 누구도 총대를 메지 않았다. 포퓰리즘에 빠진 국회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그랬다. 그러고도 국민들에게는 하염없이 참으라고 한다. 그래서 “올여름 좀 더울 겁니다”라는 당국자들의 얘기를 무심코 넘길 수가 없다. 국민들에게 피해를 줬으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닌가.

조미현 경제부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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