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춘궁기’ 접어든 증권사 FICC

입력 2013-05-31 14:57   수정 2013-05-31 14:58

'히트상품' 신용연계 ABCP 판매 급제동
DLS·채권운용도 '한계'…"해외로 눈 돌려야"



이 기사는 05월31일(11:0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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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에서도 증권사들에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주던 FICC 사업부가 춘궁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핵심 수익원으로 떠올랐던 신용파생상품이 자취를 감추고, 저금리 시대 대안상품으로 각광받는 파생결합증권(DLS) 판매도 주춤하고 있어서다.

FICC는 채권(Fixed Income), 통화(Currencies), 원자재(Commodities) 관련 상품을 매매해 이익을 내는 모든 영업을 뜻한다. 국내 증권사들은 2008년 금융위기를 전후해 기존 주식위탁매매 중심의 수익구조를 대체할 사업으로 역량을 집중해왔다.

◆5월 신용파생상품 판매 ‘0’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해 크게 유행했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형태의 신용파생상품을 단 한 건도 판매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이 만기 1년 이상 기업어음(CP) 발행시 증권신고서 제출을 의무화하자 대부분 영업 자체를 중단해버린 것이다.

한 증권사 FICC상품팀장은 “ABCP 기초자산인 신용부도스와프(CDS) 계약에서 챙길 수 있는 이익 자체가 줄어든 상황에서 증권신고서 작성 부담까지 생겨 상품을 만들어 팔 유인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CDS 계약이란 특정 국가나 기업 채권 부도시 거래상대방에 ‘투자원금을 물어주는’(보장매도) 계약을 맺는 대신 일정 금액의 수수료(CDS 프리미엄)를 받는 거래다.

그동안 국내 증권사들은 국내외 금융기관 간 CDS 계약 사슬의 중간에 껴서 계약금액의 0.2~0.5%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안정적으로 챙겼다. 이같은 계약금액은 지난해 말 현재 16조4000억원(보장매도 잔액)으로 2008년 6월 말 5800억원에서 5년 간 무려 28배로 성장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실체를 확인하기 힘든 CP 형태의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 폭증을 막기 위해 ‘증권신고서’ 카드를 꺼내들면서 신규 영업에 급제동이 걸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나 증권사 모두 계약 내용을 구체적으로 작성하고 공개하는 데 불편해 하고 있다”며 “ABCP 아닌 다른 방법으로 신용파생상품을 팔 방법이 없어 FICC 영업이 급작스런 춘궁기에 들어갔다”고 아쉬워했다.

◆ DLS·채권운용도 ‘한계’
증권사들은 지난해 파생결합증권(DLS) 판매 급증과 채권운용으로도 많은 수익을 냈지만 최근엔 둘 다 예전 같은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다.

DLS는 금이나 원자재, 금리 등을 기초자산으로 중위험 중수익을 거둘 수있게 설계한 상품인데 원자재가격 급락과 금리변동성 확대 등으로 신통치 않은 판매실적을 보이고 있다. 증권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월과 4월 DLS 판매잔액 순증 규모는 각각 1조1000억원과 7000억원으로, 지난 2월 3조1000억원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강은규 교보증권 FICC본부장은 “신용파생상품의 빈 자리는 커졌는데, 그렇다고 DLS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국면도 아니다”며 어려운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금리가 떨어질수록 수익을 내는 채권 운용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지난 28일 기준 연 2.64%로 이달에만 0.15%포인트 오르는 등 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한 채권금리는 증권사들이 위기를 견딜 수 있는 가장 큰 버팀목 중 하나였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증권산업 순이익이 2012 사업연도에만 40% 넘게 급감한 상황에서 FICC 사업부가 ‘구원투수’ 역할을 하기 위해선 해외 상품 중개 쪽으로 적극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한다. 오유미 우리투자증권 크레디트애널리스트는 “위험 성향이 높은 투자자라면 미국 대출담보부증권(CLO)이나 고수익채권을 추천한다”며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 은행 채권이나 유럽 은행의 후순위채도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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