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CJ 차명계좌' 외국계 은행·증권사 5곳 추적

입력 2013-05-31 17:07   수정 2013-06-01 03:56

10여개 계좌 명의개설자 '검은머리 외국인' 의혹


CJ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외국계 은행과 증권사에 개설된 차명계좌에서 자금 거래가 이뤄진 정황을 잡고 계좌 추적에 나섰다. 검찰은 이들 계좌를 CJ그룹이 ‘검은머리 외국인’을 가장해 운영하며 비자금 조성에 썼는지를 가려낼 계획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대진)는 CJ그룹이 외국계 은행·증권사의 서울지점에 외국인·해외 펀드 명의의 차명계좌를 개설하고 자금과 주식 등을 거래한 의심이 있어 이들 계좌를 추적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대상은 지점 5곳, 10개 안팎의 계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세포탈 혐의의 공소시효 범위인 2004년부터 현재까지 10여년간 이뤄진 자금·주식 거래를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CJ그룹이 해외 비자금을 이들 계좌에 투입한 뒤 외국계 자금이나 펀드를 가장해 국내에 투자하거나 자금을 세탁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외국인 명의로 돼 있지만 외국인을 가장한 검은머리 외국인이 운영하는 차명계좌일 수 있기 때문이다. CJ그룹이 해외 법인이나 해외 임직원 등 외국인을 동원, 외국 법인이나 해외 펀드를 가장해 국내 계열사 등에 투자했을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CJ그룹이 이들 금융사에 개설한 계좌의 신청서 등을 통해 계좌 명의자와 거주지, 펀드 대표자와 소재지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검찰은 CJ그룹의 국외 재산도피와 조세포탈 등 해외 관련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기 위해 외사 분야 전문 검사 1명과 관세청 외국환 거래 전문 수사관 1명을 수사팀에 추가 투입했다.

한편 검찰은 이재현 회장이 스위스계열 UBS은행 홍콩지점으로 빼돌린 돈 일부가 일본 부동산 매입을 위한 차명법인을 만드는 데 사용됐다는 단서를 포착하고 이 은행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UBS의 국내 지점에도 CJ그룹의 차명계좌가 일부 개설됐을 것으로 보고 이 은행 서울지점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UBS은행은 전 세계 부자들이 세금을 회피하는 창구로 자주 활용했던 스위스계 금융사로 CJ그룹과도 인연이 있다. 앞서 이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은 2011년 UBS 임원 출신인 제프 사인이 세운 월가 부티크 은행 레인(Raine)에 투자한 바 있다. 미국 UBS는 싱가포르계 자산운용사 T사의 뮤추얼펀드인 T이머징마켓펀드의 대주주로, 이 펀드는 2004년부터 2006년까지 CJ주식을 사들여 막대한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소람/김태호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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