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솜다리 꽃 하얗게 피고, 산양 뛰노는 천혜의 자연

입력 2013-06-02 16:59   수정 2013-06-03 00:50

안보관광 1번지 양구

금강산 부터 흘러와 남쪽 물과 만나는 두타연, 때묻지 않은 양구의 절경
그릇 모양의 분지 펀치볼…슬픈 역사도 한가득 품어




국토의 정중앙, 한반도의 동서남북 각 끝점이 교차하는 곳에 있는 양구는 사실 관광지로 조명받아본 적이 거의 없다. 지역의 상당 부분이 군사보호지역으로 묶여 있을 뿐만 아니라 가는 길도 험난해서 편한 것에 익숙한 현대인의 구미를 충족시켜주지 못해서다. 그러나 알고 보면 양구는 숨은 보석이다. 굽이굽이 이어진 길목마다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절경들이 펼쳐진다. 자연 생태 환경이 이곳처럼 잘 보존된 곳도 드물다. 두타연 계곡으로 흐르는 옥색 물줄기 밑으로 열목어가 살고 있고, 개느삼과 금강초롱, 솜다리(에델바이스)가 자생하고 있다. 백로와 독수리도 볼 수 있다. 멸종 위기에 있는 산양이 뛰어노는 곳이 바로 양구다.

○생명력 느껴지는 두타연의 절경

때묻지 않은 양구의 절경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두타연이다. 금강산에서부터 흘러내려온 물이 남쪽의 물과 합하여 자연스럽게 통일을 이룬 이곳은 천혜의 비경이다. 봄을 지나 여름으로 향하는 숲에는 산철쭉이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싱그러운 초록빛이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언덕 위 전망대를 지나면서부터 나무 데크가 이어진다.

데크에서 계곡 쪽으로 내려가면 폭포를 좀 더 가까이서 볼 수 있고, 출렁다리(두타교)를 지나 다시 두타연 쪽으로 올라가면 폭포를 맞은편에서 볼 수 있다. 짙푸른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계곡 가운데로 바닥까지 훤하게 보이는 물줄기가 내려와서 여울과 소(沼)를 이루고 그 물결을 따라 가다 보면 두타연이 펼쳐진다.

높이 20m 정도의 큰 바위에서 힘차게 떨어지는 폭포수가 거대한 소를 이루는 곳. 굉음이 천지를 진동하고 한낮에도 안개가 자욱해 시계(視界)를 흐리게 한다. 이 폭포 바로 아래에 있는 두타연은 20m의 바위가 병풍을 두른 듯하다. 폭포 위쪽은 물이 바위틈으로 굽이치는데, 그 형상이 한반도와 비슷하다. 두타연 상류와 하류를 아우르는 두타연길은 2~3㎞로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60년 동안 출입을 통제한 덕분에 두타연의 비경은 자연 그대로 모습을 간직할 수 있었다. 두타연은 1000년 전 두타사란 절이 있었다는 데서 연유한 이름이다. 두타연에서 트레킹을 즐기려면 평일에는 하루 전, 주말에는 금요일 오후 1시 전까지 양구군 문화관광 홈페이지(ygtour.kr)에서 출입 신청을 해야 한다. 개인 방문자는 두타연갤러리에서 하루 두 차례(오전 10시, 오후 2시) 서약서와 입장료를 내고 문화해설사와 함께 들어간다. 문화해설사 없이 개별 입장은 불가능하다. 두타연처럼 빼어난 비경은 아니지만 아이들과 시원하게 물놀이를 즐기기에는 광치계곡이 제격이다.

○펀치볼-사찰·토박이·과거가 없는 곳

양구읍에서 해발 1050m의 돌산령 고개를 넘어가면 사방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거대한 화산 분화구 같은 농경지대가 있다. 펀치볼이다. 유명한 안보유적지 중 하나인 펀치볼은 피의 역사가 아로새겨 있는 곳이지만 도솔산에서 바라본 펀치볼은 장엄한 자연을 느끼게 한다. 간무봉과 운봉을 건너온 운무가 솜이불을 뜯어 놓은 듯한 모습으로 은은하게 깔리면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땅인지 구분하기도 어렵다.

펀치볼을 둘러싼 산이 바로 생태 환경의 보고인 대암산이다. 남북으로 11.95㎞, 동서로 6.6㎞의 길쭉한 타원형인 해안분지는 면적이 61.5㎢로 위에서 보면 둥근 접시 모양을 하고 있다. 6·25전쟁 때 외국 종군기자들이 그 생김새가 화채 그릇과 비슷하다고 해서 펀치볼이라고 불렀다.

펀치볼에는 양구읍 해안면 전체가 들어 있다. 해안면은 남한 최북단 면이다. 해안면 현리의 북쪽 경계선은 남한쪽 철책선이다. 그 철책선 중간 가칠봉(1242m) 능선에 북녘땅을 코앞에 내려다보는 을지전망대가 있다. 을지전망대에서 북쪽으로 1.2㎞ 지점에 북한쪽 철책이 있고 그 사이가 비무장지대(DMZ)다. 펀치볼의 안쪽은 산이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계단식 밭을 이루고 있고 소가 누워 있는 형상의 와우산 구릉 너머로 농가들이 정겹게 처마를 맞댄다.

이 지역은 세 가지가 없는 곳이기도 하다. 사찰이 없고, 토박이가 없고 따라서 과거가 없는 곳이다. 6·25전쟁 당시 이곳은 상상을 초월하는 포탄들로 유린당했다. 어림잡아도 최소 10만발 이상의 포탄이 터졌고, 수만명이 희생됐다. 비극은 잊지 말되 기념해서도 안 될 일이다. 이 땅에 햇살처럼 평화가 샘솟는 날 펀치볼은 말 그대로 향긋한 과일이 담긴 화채 그릇이 될 것이다.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면 과일향이 온 사방으로 퍼져 나비가 날고, 벌들이 몰려드는 달콤한 땅으로 거듭날 것이다.

○여행팁

양구에 가려면 서울~춘천 고속도로를 타고 춘천 IC에서 46번 국도를 타면 된다. 배후령터널과 추곡터널을 넘으면 양구읍이 나온다. 양구에는 숙박업소가 많지 않다. 한국관광공사로부터 굿스테이로 지정받은 포시즌펜션(033-481-6666)과 양구KCP호텔(033-482-7700)이 깔끔하다. 울창한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광치자연휴양림(033-482-3115)이 좋다. 양구 막국수는 맛이 담백하고 양도 푸짐하다. 광치막국수(033-482-0801)와 도촌막국수(033-481-4627)가 유명하다. 산채비빔밥은 청수골쉼터(033-481-1094)가 맛있고 시래원(033-481-4200)의 시래기 정식은 칼칼한 맛이 일품이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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