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한경갤러리서 '농원' 등 20여점 선봬
‘백운전후령(白雲前後嶺·앞뒤 산봉우리엔 흰 구름 떠 있고)/명월동서계(明月東西溪·동서로 흐르는 시내엔 밝은 달 떠 있네)/승좌락화우(僧坐落花雨·스님 앉은 곳에 꽃비 떨어지고)/객면산조제(客眠山鳥啼·길손이 잠드니 산새가 운다)’‘색채 화가’ 이대원 화백(1921~2005)의 그림을 보면 떠오르는 서산대사의 시 ‘화우(花雨)’다. 평생 색채의 미학에 몰두했던 이 화백은 삶의 환희가 꽃비처럼 쏟아져내리는 농원 풍경을 주로 그렸다. 흰 구름 피어나는 야산, 생명이 움트는 들판, 풍요로운 과수원도 그의 붓끝에서는 ‘꽃비’로 녹아 내렸다.
한평생 꽃비처럼 살다 간 이 화백의 판화전이 3~21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1층 한경갤러리에서 펼쳐진다. 경기 파주시에서 태어난 이 화백은 17세에 조선미술전에 입선하는 등 일찍부터 미술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지만 집안의 반대로 경성제대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그러나 작품 활동을 꾸준히 지속했고 1967년 홍익대 교수로 부임해 초대 미술대학장, 총장을 지냈다.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도 역임했다.
그는 1950~1960년대 한국 화단에 일고 있던 모노크롬이나 미니멀리즘 경향의 추상회화 바람을 뒤로하고 자연 풍경을 그리는 구상회화를 고집했다. 영어 일어 중국어 독어 불어에 능통해 1959년부터 8년 동안 반도화랑을 운영하며 박수근 장욱진 변관식 김기창 등 한국 작가를 해외에 알리는 일에 앞장섰다. 제자나 후배의 개인전을 보러 가면 마음에 드는 작품을 한 점씩 직접 사는 등 후학들을 따뜻하게 배려했다. 그가 ‘화단의 신사’로 불린 이유다.
‘꽃비 내리는 세상’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밝고 화려한 색채로 산과 들, 농원, 과수원, 연못 등을 묘사한 1970~2000년대 대표작 판화 20여점이 걸린다. 색색의 붓질로 화면 가득 점을 찍어나가는 특유의 점묘법으로 그린 출품작들은 일상과 자연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낯설거나 멀리 있다는 느낌이 없다.
그의 그림은 음악과 같다. 마치 경쾌한 폴카처럼 리듬을 타고 아름다운 원색의 점과 색이 화폭을 적셔 들어간다. 그의 작품은 이렇듯 시각적으로 아름답고 서정적이며 목가적이다. 고(故) 이상범 화백이 그의 그림을 “서양 물감으로 그린 동양화”라고 했던 까닭이다.
하지만 이 화백은 많은 작품을 남기지 않았다. 화랑가에 유통되는 작품은 판화를 포함해 1000여점으로 추산된다. 시중에 유통되는 작품이 적어 미술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작품값은 강보합 상태다. 1970대 ‘농원’ ‘나무’로 불리는 일련의 구작들은 10호 기준으로 점당 1억~1억2000만원을 호가한다. 이 화백의 2000년작 ‘배꽃’(130×500㎝)은 작년 12월 K옥션 경매에서 5억원에 팔려 자신의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판화는 에디션에 따라 다르지만 점당 70만~250만원 선이다.
한경갤러리 측은 “이 화백은 눈부신 자연에서 경험한 신비롭고 빛나는 색을 화면에 표현할 방법을 체득했던 화가”라며 “판화 작품을 통해 서민적인 수수한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02)360-4114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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