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31일(06:0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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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국내에서 회사채를 발행하는 KCC가 그룹 프리미엄과 재무안정성을 내세우며 동일 등급(AA) 내 개별민평금리가 낮은 기업들과 같은 기준에서 공모희망금리를 선정했다. 그러나 최근 국내외 사건들로 금리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런 금리 제시가 기관 투자가들을 얼마나 설득할 수 있을지 관건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CC는 다음달 10일 발행 예정인 5년 만기 회사채 2000억원의 공모희망금리밴드를 '국고채 5년물+0.15%포인트~0.25%포인트'로 정했다. KCC는 지난 9년간 국내 채권시장서 회사채를 발행한 적이 없어서 일반적인 금리산정 기준인 민간채권평가회사의 개별민평금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KCC와 유사한 신용등급을 가진 기업의 시장에서 통용되는 개별민평금리(5년물)를 기준으로 했다.
발행 주관을 맡은 삼성증권과 KCC는 유사 신용등급 기업으로 삼성토탈 GS에너지 CJ제일제당 GS이피에스를 선정했다. 이유는 KCC와 같이 높은 재무안정성과 그룹 프리미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개별민평금리는 2.98%(5월27일 기준)로 AA등급의 평균 민평금리인 3.05%보다 0.07%포인트나 낮다.
KCC는 이들의 개별민평금리와 국고채 금리간의 스프레드인 0.28%포인트보다 낮은 0.25%포인트를 공모희망금리밴드 상단으로 정했다. 또한 AA+급의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가 이들의 스프레드와 같은 0.28%포인트인 것을 감안했다.
그러나 최근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상황을 보면 그룹 프리미엄이 언제나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
삼성그룹의 지주사격인 삼성에버랜드는 지난달 8년만에 공모회사채 발행에 나섰지만 채권시장 금리변동성 때문에 3000억원 모집 중 유효수요는 1600억원에 그쳤다. 삼성에버랜드도 '삼성 프리미엄'을 고려해 동일 등급(AA+) 다른 회사들이 지난 3개월 동안 발행한 회사채 중 최저 수준으로 금리를 제시했다. 하지만 기관 투자가들의 외면으로 흥행엔 실패했다.
한화그룹의 지주사인 한화(A)도 지난달 2000억원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기관 투자가가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지주사라는 프리미엄으로 다른 A등급 회사채 민평금리보다 0.12%포인트 낮고, 한화의 개별민평금리보다도 0.09%포인트 낮은 금리를 공모희망금리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KCC가 기준으로 삼은 기업들 중 가장 최근 회사채를 발행한 삼성토탈은 높은 금리 제시로 회사채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달 발행한 회사채 2000억원의 공모희망금리를 개별민평금리보다 최소 0.08%포인트 높게 책정해 기관 투자가들의 자금이 2400억원 모였다.
한 증권사 채권 담당자는 "최근 기관 투자가들은 회사 자체의 상황과 신용등급도 고려하지만 그보다 금리, 만기, 외부 시장변수 등에 따라 투자를 결정한다"면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낮은 금리는 투자자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채권 애널리스트는 "KCC가 시장에서 준독점적인 지위를 보유하고 있고 재무구조도 안정적인 편이지만 건설조선업황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면서 "KCC건설 등 계열사 리스크도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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