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장기침체 직격탄…가구업계 '비명'

입력 2013-06-06 17:20   수정 2013-06-07 03:26

실적 악화로 경영진 교체·법정관리·노사분쟁...

아파트 특판 특히 부진…올 시장규모 30% 줄 듯
리바트 경영진 바뀌고 보루네오는 법정관리 신청




부동산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가구업계가 최악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2007년 100만가구의 신규 주택이 분양될 만큼 호황이었던 주택시장이 지난해에는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정도로 침체돼 가구 업체들이 극심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업체에서는 임금 체불과 경영권 분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장기화하는 아파트 시장 침체

한국가구사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시장 규모는 8조5000억원 정도다. 전년 대비 10%가량 줄어들었다. 올해는 20~30%가량 더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9년 100만가구에 달했던 분양주택 수가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탓이다.

국토연구원은 2016년에는 신규 주택 수요가 40만가구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분양가가 높은 주택이 줄어드는 것도 가구업계에는 악재다. 건설사들이 실수요자를 공략하기 위해 분양가를 낮추면서 값이 싼 가구를 주로 설치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분양 아파트 단체판매(특판) 비중이 높은 가구업체들의 실적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국내 가구업계 2위인 리바트는 작년 매출이 전년 대비 1.6% 줄어든 4851억원이었다. 영업이익(29억원)은 64.6%나 감소했다. 리바트의 특판 비중은 전체 매출의 50%로 1위 가구업체인 한샘의 3배 수준이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1분기 영업이익(5억원)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1.4% 줄었다.

경규한 리바트 사장이 임기 만료를 9개월 앞두고 지난달 31일 전격 사임한 데에는 실적 부진도 한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법정관리·노사 다툼까지

보루네오가구는 실적 악화에 경영권 다툼까지 겹쳤다. 이 업체의 지난해 매출은 1342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줄었다. 영업손실은 2011년 2억7000만원에서 지난해 143억원으로 급증했다. 결국 지난달 29일 보루네오가구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1991년 이후 두 번째다. 보루네오가구는 처음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10년 만인 2001년 경영 정상화를 이뤄냈으나 건설경기 침체로 또 한 번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됐다.

보루네오가구 노조는 6억5000만원가량의 임금 체불 등을 이유로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노조는 또 지난해 10월 이후 108억원이 회사 밖으로 유출됐다며 안섭 대표를 포함한 현 경영진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사측은 ‘명예훼손’이라며 노조를 맞고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전문업체 등 줄도산 위기

두산그룹 계열사인 넵스는 2011년 1629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860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영업이익은 436억원에서 278억원으로 줄었다.

넵스는 전체 매출 중 특판이 80%가량을 차지하고 이 중 대부분은 두산건설 납품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최근 건설경기 침체로 두산건설이 적자에 허덕이면서 넵스 역시 타격을 받고 있다.

에몬스, 까사미아 등 전문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에몬스는 2011년 974억원이던 매출이 작년 957억원으로 떨어졌다. 영업이익은 56억원에서 15억원으로 감소했다. 까사미아는 매출이 다소 증가(1032억원→1074억원)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123억원→115억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요 브랜드 업체들뿐만 아니라 특판만 하는 전문업체들도 줄도산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고 전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 '가구 공룡' 이케아, 한국에 2014년 온다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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