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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위폐(僞幣)

입력 2013-06-09 17:26   수정 2013-06-10 02:44

허원순 논설위원 huhws@hankyung.com


행원으로 시작해 은행의 본부장이 된 친구는 종종 이렇게 말했다. “뭐니뭐니 해도 돈 장사가 제일 남는 장사지.” 그러면서도 늘 단서는 잊지 않았다. “단, 떼이지만 않는다면 말이야!” 리스크 분석, 여신 관리, 신용도 산정…. 어려운 말들이 많지만 결국은 어떻게 하면 떼이지 않을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은행의 본질적인 업무다. 신용질서 유지 등 거창한 명분도 있지만 돈 장사는 워낙 확실하게 남는 사업이다보니 은행업에 대해선 정부가 직접 면허증을 내준다.

남기로만 치면 빌려주는 돈 장사보다 아예 돈을 찍어내는 사업이 더 많이 남을 것 같다. 문제는 그 자체로 불법이고, 붙잡힐 위험이다. 떼일 위험과는 비교가 안된다. 어디서나 화폐 위조는 중죄다. 처벌이 중한 것 역시 국가독점 사업에 대한 침해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화폐위조는 동서와 고금을 막론하고 끊이지 않았다. 윤리와 준법의식은 별개로 치고 순전히 ‘위험도와 수익성’ 관계에서만 본다면 ‘최고 위험, 최고 수익’ 사업일지도 모른다.

위폐의 역사는 실상 돈의 역사와 같다고 한다. 처벌도 처벌이지만 위조방지의 온갖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화폐제조 역사였다. 늘 당대의 첨단 기술이 최대한 반영됐다. 지폐용 종이 제작 단계에서의 숨은 그림(隱畵)과 복사방지용 은선(隱線)은 요즘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홀로그램 기술에다 보는 각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시변각 잉크, 미세문자 인쇄와 요철 처리 등 위조방지 기법은 일일이 손꼽기도 어렵다.

우리나라 화폐위조는 조선 숙종 연간부터 기록에 나타난다. 상평통보 위조자 일당이 교수형에 처해졌다는 사실이 전해진다. 2차대전때 나치 독일이 위폐공장을 세우고 적국인 영국의 파운드화를 찍어 돌린 것도 악명 높은 일이었고….

최근의 국제적 위폐로는 미국돈 100달러짜리 위조가 제일 유명하다. 실제와 워낙 똑같아 전문가도 진위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라 해서 슈퍼노트(supernote), 슈퍼달러란 이름까지 붙었다. 위조범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슈퍼노트가 발견될 때마다 미국은 북한을 쳐다본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증거는 나온 게 없다. 결국 100달러 지폐의 도안을 바꿨다. 그러나 위조범들도 곧바로 추격해온다. 핵무기보다 더 힘센, 그러면서 세계 어디서나 통하는 돈이 미 달러인데. 발각만 되지 않는다면야….

엊그제 5000원짜리 5만장을 위조해온 40대 위조범이 검거됐다. 8년간 CCTV도 없는 뒷골목의 구멍가게 같은 곳을 골라 사용해왔다니 일종의 생업형이다. 슈퍼주인인 60대 할머니가 위폐의 일련번호를 적어두는 바람에 잡혔다고 하니 할머니의 눈썰미가 매서웠다.

허원순 논설위원 huh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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