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 화가' 김종학 씨 "설악산에 파묻힌 지 34년…외로움도 그림이 되더군요"

입력 2013-06-09 17:45   수정 2013-06-09 21:41

12일부터 희수전 열어


“할아버지가 시인이셨는데 화가는 나이 60이 넘어야 하고 시인은 70이 넘어야 제대로 된 작품이 나온다고 하셨어요. 마티스, 피카소 같은 외국 작가들이 다들 죽을 때까지 작업한 걸 보면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12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에서 희수(喜壽·77세)전을 여는 김종학 화백. 미술시장에서 ‘블루칩 화가’로 손꼽히는 그는 “화가는 죽는 날까지 할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에 그때까지 작업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그는 “창작의 도(道)는 멀고도 험하지만 미학세계에는 나이도 정년도 없으니 붓질을 통해 삶의 활력을 얻는다”고 덧붙였다.

고령에도 그림에 대한 그의 열정은 후배 작가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1962년 서울대 미대 회화과를 졸업한 이후 60년 가까이 그림에만 매달려온 그는 “내 작품세계와 그 가치를 지키는 것은 오직 나뿐일 것이고, 만약 많은 사람이 찾아 준다면 그 역시 영광”이라며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자연(설악산)을 죽을 때까지 그리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다. 올해는 김 화백이 설악산에 들어가 산 지 34년째다. 줄곧 설악산에서 외로움에 몸부림치며 그곳 풍경을 담아낸 이유는 뭘까.

“설악산에 간 것이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었죠. 평생 마음에서 움트는 ‘기운생동’을 설악산에서 발견했거든요. 맨드라미, 할미꽃, 달맞이꽃이 자연스럽게 피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잠시라도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1980년대 추상화 장르가 화단을 지배할 때 제가 ‘꽃그림’을 들고 나오니까 친구들이 타락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설악산에서 색과 형태의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김 화백은 요즘도 설악산 작업실에서 하루 10시간 이상 화폭과 마주한다. 그래야 즐겁고 행복하기 때문이다. 새벽에도 그림을 그리다 보니 ‘도깨비’란 별명도 얻었다.

“달맞이꽃은 밤 12시쯤 되면 뭉쳐 있던 것이 뱅그르르 돌며 피어납니다. 내가 설악산에 처음 들어갔을 때는 달맞이꽃이 참 예뻤는데 지내다 보니 할미꽃이 더 예쁘더군요. 새벽에 남의 집에 불쑥 찾아가기도 하면서 도깨비처럼 살았습니다.”

30대 초반부터 골동품을 수집한 김 화백은 “자연뿐만 아니라 오랜 세월이 담겨 있는 목기, 농기구, 골동품 등을 통해서도 미감을 단련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많은 작가들이 영감을 얻기 위해 여행을 떠나지만 저는 골동품을 수집합니다. 목가구, 보자기, 민예품 등에서 선조들의 기발한 미학을 배우거든요. 값이 싸기도 했지만 마치 조각 작품 같았고 그래서 용도보다는 조형물이라고 생각하고 사들였죠.”

1987년에는 아름다움을 혼자 즐기는 것이 과분하다고 생각해 국립중앙박물관에 300여점을 기증했다. ‘진정(眞情)’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서는 2~5m 회화 대작, 초창기 인물화, 목판화 등 60여점과 전통 농기구를 만날 수 있다. 희수를 맞아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그의 계획이 궁금했다.

“목판 작업에 굉장한 힘이 느껴지는데 아직 제가 조각을 못했습니다. 조각으로 인물이나 물고기도 표현하고 싶어요. 조각에서는 세상의 모든 물건이 주제가 될 수 있잖아요. (02)2287-3500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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