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세진 교수의 경제학 톡] (40) 저금리 시대

입력 2013-06-12 17:10   수정 2013-06-13 04:21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 교수 sejinmin@dongguk.edu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후 저금리 시대란 표현이 부쩍 늘었다.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연 2%대로 떨어졌으니, 1997년 외환위기 직후 연 10%가 훌쩍 넘는 금리를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상전벽해와도 같은 일이다. 저금리 시대라는 표현에는 낮은 금리가 고착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담겨 있다. 그런 예상의 배경에는 경기가 완연히 회복되지 않는 한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지만, 우리 경제가 웬만큼 성장했으니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들처럼 낮은 금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설명도 있다. 왜 경제가 성장하면 금리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을까?

먼저 금리가 무엇인지부터 명확히 하자. 금리는 빌려주고 빌리는 돈(대부자금)의 가격이다. 다른 상품들처럼 대부자금의 가격인 금리도 시장에서 결정된다. 만약 대부자금을 빌리는 측(수요)이 빌려주는 측(공급)보다 상대적으로 많으면 대부자금이 귀해져서 금리는 올라갈 것이다. 반대로 대부자금 공급이 상대적으로 풍부하면 금리는 내려간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이 돈을 풀면 아무래도 대부자금 공급이 늘어나기 때문에 다른 요인이 없다면 금리는 낮아진다. 대부자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해도 금리는 떨어진다. 선진국 금리가 낮은 것은 성장률이 높은 개발도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부자금에 대한 수요가 적어서다.

선진국 금리가 낮은 현상을 다른 각도에서 보면 돈을 빌리려는 기업이나 정부가 투자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개발도상국보다 낮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통상 투자라고 하면 도로나 항만, 기계, 공장과 같이 실체가 있는 물적자본을 증가시키는 것인데, 경제가 성장할수록 물적자본 추가로부터 기대할 수 있는 투자수익률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도시와 도시를 잇는 도로를 최초로 닦을 때는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이미 빽빽하게 도로망이 구축된 뒤에는 도로를 추가해서 발생하는 이득이 전보다 적게 마련이다.

반면 개발도상국의 자금 수요자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투자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높은 금리를 지불하고라도 자금을 빌리려는 것이 일반적이다. 결국 저금리 시대의 이면에는 물적자본에 대한 낮은 투자수익률, 더 나아가 저성장 기조에 대한 암묵적 인정이 깔려 있는 것이다.

개발도상국은 성장률이 높고 선진국은 낮아 개발도상국이 선진국의 경제 수준을 따라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추격 효과(따라잡기 효과·catch-up effect)’라 부른다. 우리나라는 성공적으로 선진 경제를 추격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지만, 이제는 물적자본 증가에 의한 성장을 예전만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성장의 동력에는 물적자본뿐만 아니라 인적자본, 즉 사람의 지식, 기술, 창의력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인적자본을 강조한 ‘창조경제’란 화두는 시의적절하다. 다만 어떤 정책이 사람의 힘을 최대한 이끌어 낼지 하루빨리 가닥이 잡혔으면 하는 바람이다.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 교수 sejinmin@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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