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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대형은행 트레이더들이 환율 조작"

입력 2013-06-12 17:11   수정 2013-06-13 02:22

10억유로 거래시 0.02% 움직여도 2억4500만원 챙겨


대형 은행들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외환 트레이더들이 고객의 거래 정보를 파악하고, 환율이 정해지는 60초 동안 매매 주문을 넣는 방법으로 환율을 조작해 이익을 챙기고 있다”며 “최소 10년 이상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환율은 WM/로이터 환율이다. 1994년 처음 도입돼 펀드매니저들은 물론 FTSE100지수를 발표하는 FTSE그룹과 MSCI지수의 모건스탠리 등도 이용한다. 160개국 통화는 한 시간마다, 영국 파운드 등 주요 21개국 통화는 30분마다 새로운 환율이 고시된다. 발표 시간을 기준으로 60초 전에 거래된 가격의 중앙값이 새로운 환율이다.

환율 조작을 시도하는 트레이더들은 이 60초에 집중했다. 예를 들어 오후 4시 환율을 기준으로 10억유로(약 1조5000억원)를 팔고 스위스프랑을 사달라는 주문을 받았을 때 60초간 집중적인 주문을 해서 환율을 올리거나 내리는 것이다.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객들의 주문을 분할해서 매매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기준환율은 그 시간 동안 거래의 중앙값을 사용하기 때문에 작은 거래들이 큰 거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환율이 0.02%만 움직여도 20만스위스프랑(약 2억4500만원)을 벌 수 있다”고 전했다.

물론 이런 전략은 유통량이 적은 통화에는 효과적이지만 주요 통화엔 한계가 있다. 한 전직 딜러는 “환율 조작은 매우 위험한 전략”이라며 “거래가 많은 통화는 역효과가 날 수 있어 다른 은행의 포지션과 대형 고객의 주문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을 때만 시도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환율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서는 2억유로 이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조작을 관리·감독할 기관이나 관련 법규가 없다는 것이다. 글로벌 외환시장은 하루 4조7000억달러(약 5300조원)의 거래가 이뤄지는 거대한 시장이지만 규제는 취약하다. 미국 로펌인 베이커앤드맥킨지의 스리바스타바 변호사는 “환율은 주식, 채권과 같은 금융상품으로 여겨지지 않아 유럽이나 미국 실정법으로 관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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