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슨, 1시간 '쪽잠' 자고도 선두로

입력 2013-06-14 17:22   수정 2013-06-15 05:29

딸 졸업식 다녀와…5번 준우승 恨풀이 나서
US오픈 1R 악천후로 중단…우즈 출발 부진



US오픈 사상 가장 많은 준우승(5회)을 한 필 미켈슨(미국·사진). 이번주 일요일 43번째 생일을 맞는 그는 US오픈 우승보다 딸 아만다의 중학교 졸업식이 더 중요했다. 딸의 졸업식 장소는 대회장인 미 동부 펜실베니아주 아드모어의 메리언GC 정반대편인 서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였다. 그것도 개막 전날 열렸다. 미켈슨은 12일 오후 6시(현지시간) 졸업식에 참석한 뒤 자가용 비행기로 3800㎞를 날아 13일 오전 3시30분 대회장에 도착했다. ‘쪽잠’을 청한 그는 오전 7시11분에 1라운드 경기를 시작했다.

미켈슨은 피곤이 누적된 듯 첫홀인 10번홀에서 3퍼트로 보기를 했으나 이후 4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3언더파 67타로 경기를 마쳤다. 7번홀(파4)에서는 9번 아이언을 쳐 60㎝ 버디를 낚았고 마지막홀인 9번홀에서 9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13번홀까지 4타를 줄인 루크 도널드(영국)에 1타 뒤진 공동 2위다.

7000야드가 되지 않는 짧은 전장의 메리언에서 미켈슨은 드라이버를 잡지 않았다. 그의 캐디백 안에는 다섯 개의 웨지가 있었지만 드라이버는 없었다. 미켈슨은 “비행기에서 노트를 읽으면서 매 홀 코스 공략을 어떻게 할지 연구했다”며 “몇 시간 노트를 공부하며 멘탈을 준비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비 바람 번개 등 악천후로 두 차례 경기가 중단되면서 78명의 선수들이 1라운드를 끝내지 못했다. 오후에 출발한 선수들은 하루종일 코스에서 대기하는 피곤한 일정을 소화했으며 다음날 오전 일찍 나와 1라운드 잔여홀을 치른 뒤 바로 2라운드에 임하는 강행군을 펼쳐야 한다.

그러나 오전에 1라운드를 마친 미켈슨은 바로 숙소로 들어가 휴식을 취한 데 이어 2라운드 티오프 시간이 오후 12시41분으로 잡혀 있어 컨디션 조율에서 훨씬 유리한 입장이 됐다. 미켈슨은 1999년 첫 준우승을 한 이후 2002, 2004, 2006년 등 세 차례 ‘징검다리 준우승’을 했고 2009년에도 2위를 기록했다. “어린 시절부터 US오픈 우승을 꿈꿔왔다”고 수차례 말해온 미켈슨의 우승 도전은 올해가 23번째다.

첫날 최대 관심사였던 세계랭킹 1~3위 간 대결에서 올해 마스터스 우승자이자 랭킹 3위인 애덤 스콧(호주)이 가장 잘 쳤다. 스콧은 11번홀까지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언더파를 기록했고, 경기를 중단했다. 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11번홀(파4)까지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맞바꿔 이븐파를 쳤다.

5년 만에 15번째 메이저 타이틀에 도전하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버디 2개, 보기 4개로 2오버파를 기록했고 11번홀(파4)에서 1.2m 거리의 파퍼트를 남겨놓고 경기를 중단했다.

우즈는 이날 샷이 잘 안되자 여러 차례 화를 내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1번홀 러프에서 공을 치다가 왼쪽 손목을 다친 듯 왼팔을 자주 흔들어 부상 우려를 낳았다. 5번홀 러프에서는 우드로 샷을 한 뒤 고통스런 표정을 짓기도 했다. 그러나 우즈는 이날 저녁 측근을 통해 “몸에 문제가 없고 내일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전했다.

한국 선수들 성적은 부진했다. 지역 예선을 거쳐 출전한 황중곤(21)과 김비오(23·넥슨)는 5개홀까지 이븐파, 최경주(43·SK텔레콤)는 9개홀에서 1타를 잃었다. 10번홀에서 출발한 배상문(27·캘러웨이)은 13번홀(파3) 버디 이후 3연속 보기를 하며 6개홀에서 2오버파를 기록 중이다. 1라운드를 마친 양용은(41·KB금융그룹)은 7오버파 77타의 부진한 성적표를 제출, 하위권으로 밀렸다.


◆"룰 위반 꼼짝마!"…전화·이메일로 시청자 잇단 제보

US오픈 첫날인 14일(한국시간) 선수들의 룰 위반을 지적하는 TV 시청자들의 제보가 잇따라 경기위원들을 긴장시켰다. 시청자들은 이날 대회조직위원회에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선수들의 골프규칙 위반을 제보하며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한 시청자는 스티브 스트리커(미국)가 3번홀(파3)에서 라이를 개선했다며 대회조직위에 전화를 걸었다. 티샷을 벙커 옆 나무 아래로 보내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한 스트리커가 1벌타를 받고 세 번째 샷을 할 때 홀을 보기 위해 몇 차례 왔다 갔다 했다. 이때 드롭 지역의 잔디를 밟은 것이 룰을 위반한 ‘라이 개선’이라고 시청자가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경기위원들은 스트리커가 드롭 지역의 잔디를 밟지 않은 것으로 판정했다.

애덤 스콧(호주)도 5번홀(파4) 해저드 지역에서 클럽을 지면에 갖다댔다는 제보가 들어왔으나 비디오 판독 결과 룰 위반이 아니라는 판정이 내려졌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 '메이저 2관왕' 박인비 스윙, '정석'이 아니라고?…짧고 느린 백스윙으로 오차없는 '컴퓨터 샷'
▶ 박인비 세계 1위 굳히기…루이스와 격차 크게 벌려
▶ 메리언GC 택한 US오픈, 수익 1000만달러 줄어든다
▶ "안에선 친목…밖에선 봉사…'나눔골프' 매력에 푹 빠졌죠"
▶ 성인 10명중 2명이 골퍼…6년새 2배로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